우리나라는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서면서,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행복하게 나이 들 것인가”가 되었다.
수명이 길어진다고 해서 삶의 모든 순간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은퇴와 사회적 역할의 감소, 배우자와 친구와의 이별, 경제적 어려움, 신체기능의 저하, 외로움과 고립은 노년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우울과 자살 문제는 개인의 마음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체적 건강, 사회적 관계, 삶의 의미, 경제적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사회적·정신건강 문제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그 출발점 중 하나를 ‘뇌를 다시 깨우는 생활’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 들어도 뇌는 변화할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나이가 들면 뇌도 함께 굳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뇌과학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 뇌에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놀라운 특성이 있다. 신경가소성이란 경험과 학습, 환경, 행동에 따라 뇌의 연결과 기능이 변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뇌의 일부 기능은 변화할 수 있다. 기억을 떠올리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감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곧 “더 이상 뇌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몸을 움직이고, 사람들과 대화하고, 다양한 감각을 경험하는 활동은 뇌에 지속적인 자극을 제공한다.
그래서 노년기의 중요한 질문은 “내 뇌가 얼마나 젊은가?”가 아니라 “나는 오늘 내 뇌에 어떤 경험을 주고 있는가?”일 수 있다.
움직이는 몸은 움직이는 뇌를 만든다
또한 움직이는 몸은 움직이는 뇌를 만든다. 뇌와 몸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걷고, 팔을 움직이고, 균형을 잡고,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수많은 감각정보가 뇌로 전달된다. 뇌는 이 정보를 통합하면서 움직임을 조절한다.
특히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뇌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은 뇌혈류와 신경영양 관련 기전에 영향을 주며, 인지기능과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행복한 노인의 뇌에는 감정을 조절하는 힘도 필요하다. 노년기의 행복을 이야기할 때 인지기능만 강조해서는 부족하다. 우리의 삶에는 기쁨도 있지만 상실과 외로움, 불안과 슬픔도 존재한다.
뇌과학적으로 감정은 특정한 한 부위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뇌 네트워크의 상호작용 속에서 경험된다. 특히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주의와 기억, 정서조절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브레인트레이닝에는 호흡, 이완, 마음챙김, 긍정적인 자기대화, 감사와 같은 정서조절 훈련도 포함되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브레인트레이닝
또한 브레인트레이닝은 개인의 뇌만 훈련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인지적 자극과 정서적 만족, 사회적 연결, 삶의 의미를 동시에 경험하게 하는 ‘통합형 뇌 훈련’이 될 수 있다.
결국 행복한 뇌는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뇌가 아니다. 매일 자신의 뇌에 어떤 경험을 주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오늘, 뇌에 작은 봄을 심어보자
100세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기술만이 아니다. 몸을 움직이고, 뇌를 깨우고, 마음을 돌보고, 사람과 연결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오늘부터 노인의 뇌에 작은 봄을 심어보자. 10분을 걸어도 좋고, 책 한 쪽을 읽어도 좋고, 친구에게 전화 한 통을 걸어도 좋다. 그리고 하루가 끝날 때 이렇게 자신에게 말해보자.
“오늘도 내 뇌에 좋은 경험 하나를 선물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글. 신재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