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 침대에 누워만 있으면 2천만 원을 드립니다."
이런 일자리가 있다면, 꿈같은 일자리가 아닐까? 그러나 2019년 독일항공우주센터가 NASA와 공동으로 진행한 실험은 이 '꿈의 일자리'가 실제로는 인체에 얼마나 가혹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었다. 건강한 성인 24명을 모집해 60일간 머리를 6도 아래로 기울인 특수 침대에서만 생활하게 한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
△골밀도의 현저한 감소 △근육량의 급격한 손실 △시력 저하 △인지능력 및 감정 조절 능력 저하 △수면 질 악화 △우울 증상 발현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증상이 우리가 나이 들면서 겪는 노화 현상과 아주 똑같다는 점이다.
우주인들이 우주 공간에 나가면 다양한 신체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런 다양한 변화들은 모두 노화다.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진행되는 노화다. 위의 실험은 우주의 미세중력 환경을 지구에서 재현한 연구였다. 그저 누워만 있었는데 우주에 나간 우주인들처럼 노화가 급속히 진행된 것이다. 누워있다는 것은 곧 중력을 이기는 활동이 중단된 것이고, 중력을 이기는 능력이 퇴화되는 것이 바로 노화이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바로 중력을 이기지 않고 지내면 빨리 늙는다는 사실이다. 우리 몸은 지구중력에 맞춰 진화했기 때문에, 중력을 거스르는 활동 자체가 건강을 유지하고 노화를 늦추는 필수 요소인 것이다.
실제로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수술이나 부상으로 한두 달 정도 누워 지내면 급격히 노쇠해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지 않은가? 단순히 나이 때문이 아니라, 중력에 저항하지 않은 기간이 급속한 노화를 불러온 것이다.
그런데 많은 현대인들이 누워서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소파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기대어 앉는 것도 누워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편안함과 안락함이라는 달콤함에 빠져 스스로 노화를 재촉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어린아이들을 보라. 깨어있는 동안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렇게 중력을 가뿐히 이기는 것이 젊음이다. 아이들은 귀찮은 게 없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점차 귀찮아지는 것이 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다.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눕지 않기”를 실천해보자(물론 질병으로 안정이 필요한 경우는 예외다).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앉거나 서거나 걸으면서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소파에 앉을 때도 좌골이 체중의 중심선상에 위치하도록 허리를 세워 앉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30분에 한 번씩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 것을 권한다. 집안에서도 가능한 한 서서 활동하고, 계단이 있다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청소, 빨래, 설거지 같은 집안일 역시 훌륭한 '중력 이기기' 운동이 될 수 있다.
우주의학 연구가 입증한 사실 ‘누워 있으면 빨리 늙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중력에 저항하는 힘이 곧 노화를 늦추는 길이라는 사실은 너무도 단순하기에, 정작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비밀일지도 모른다.
글. 전유전 만년설 한의원 원장 / 한방정신경정신과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