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빈으로 참석했던 소방서장, 올해는 달리기 주자로 나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도우미도 함께 달리는 아름다운 모습 펼쳐져
지난 2004년 고구려·발해사 등 한국 고대사 왜곡 프로젝트인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 대한민국을 들끓게 했다. 중국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는 항의집회, 1인 시위,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그런데 30도가 넘는 무더운 여름 동안 휴가도 미루고 바른 역사를 정립하자는 전국 달리기 행사가 열려 주목을 받았다.
한 손에는 태극기, 삼족오기 등 다양한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뜨거운 아스팔트길을 달리는 시민의 표정은 밝았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을 항의하는 일회성 행사보다는 전국 방방 곡곡에 시민들의 역사인식을 깨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그것은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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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학 국학운동시민연합 사무국장
9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국학운동시민연합회(이하 국시민)가 주최한 '바른역사 정립과 평화통일 기원 전국 달리기 행사'.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이명학 국시민 사무국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달 2일 부산을 시작으로 울산, 대구, 전남, 대전 등 14개 시도에서 열린 달리기 행사장을 모두 찾아갔다.
그는 "우리 행사는 달리기가 목적이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역사인식을 깨우는 교육의 장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국장과의 일문일답.
- 달리기 행사에 참석한 시민의 표정이 밝다.
"무더운 여름에 어떻게 뛸까 걱정도 앞서고 잘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동료와 함께 깃발을 들고 달려보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쾌감도 있다. 사람들의 반응도 다양하지만 바른 역사를 정립하자는 뜻에 공감하기에 매년 참여하는 주자들도 많다."
- 주자 중에는 어린아이, 노인, 장애인도 참여했다는데?
"우리 행사는 달리기가 목적이 아니다. 시민에게 천천히 달리라고 꼭 말한다. 안전이 우선이다. 바른 역사 정립을 위한 달리기는 나이,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원하면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대구에서는 휠체어를 탄 장애우와 도우미가 함께 달리는 아름다운 모습도 있었다."
- 지역 단체장의 반응도 뜨겁다고 들었다.
"시장이나 구청장 등 지역의 단체장들이 행사에 와서 놀란다. 지역시민이 한여름에도 휴가를 가지 않고 행사에 참석한 것을 보고 대견해한다. 구미에서는 고유제를 지냈는데, 구미 시장은 고유제 내용이 너무 좋아서 행사가 끝나자 원고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감동을 한 것이다. 한 소방서장은 작년까지 내빈으로 왔다가 올해 달리기 주자로 참여했다. 그 분들이 참여하면서 우리의 뜻도 알게 되고 대회의 격도 높아진 것 같다."

▲ 이명학 사무국장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 주변국 역사 왜곡은 계속되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역사왜곡과 영토갈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달리기 행사가 2004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역사갈등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폭되어가는 같아 안타깝다. 과거에 잘못한 역사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동북아 평화를 이루는 데 발목이 잡아서는 안 된다. 이러한 행사가 우리나라 시민의 역사인식을 일깨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어려운 점은 없었나?
"10년 가까이 행사를 열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야만 성사될 수 있다. 그러한 분들이 있었기에 행사가 열릴 수 있었다. 보람이라면 그것이 보람이다. 하지만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해서 자체 경비만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을 때, 비가 오는 악천후 속에서도 행사를 열어야 할 때, 참여하는 시민이 많지 않을 때가 어려웠지 않았나 생각한다."
- 내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다. 계획은 어떠한가?
"10주년 행사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것이고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든다. 현재 14개 시도에서 열리는 행사를 그동안 제외된 제주도, 경남 등도 함께하는 전국 일주 행사가 되도록 하겠다. 나이도 국적도 불문하고 군인, 공무원, 다문화 가정 등 전 계층의 시민이 참여하는 큰 행사로 만들고 싶다."
글. 사진 윤관동 기자 kaebin@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