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탈출로 시원한 여름 준비

변비 탈출로 시원한 여름 준비

Body & Brain

브레인 10호
2010년 12월 20일 (월)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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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원초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은 동양에서는 인간의 세 가지 기쁨(三快)이요, 서양에서는 세 가지 건강의 지표(3 signs of good health)로 꼽혔다. 그중 배변은 심혈관계처럼 당장 생명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에너지를 얻고 나서 폐기시켜야 할 찌꺼기들을 처리하는 우리 몸의 중요한 순환 과정의 하나다. 배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변비는 당장의 고통 때문만이 아니라 그로 인해 미치는 악 영향도 적지 않아 결코 하찮게 볼 수 없다. 속 시원한 변비 탈출을 통해 다가오는 여름을 시원하게 맞이하자.

변비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병 

변비는 대변이 오랫동안 장에서 나오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횟수에 따라 변비 여부를 판단하지만 사실은 횟수보다는 배변의 질이 문제다. 매일 보지 않더라도 일주일에 3회 정도, 이틀에 한 번 정도만 변을 볼 수 있으면 의학적으로는 정상이다. 반면에 매일 보더라도 변비라고 진단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 배변량이 35g 이하인 경우, 일주일에 2회 이하일 경우, 횟수가 충분해도 과도한 힘을 주어야 하는 경우, 변의를 느끼는데도 배변하지 못하는 경우, 배변 후에도 개운하지 않은 경우, 단단한 변을 보는 경우 중 두 가지 이상이 지속되면 변비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변비이고 약물 치료를 받고도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만성변비가 되면 아침부터 하루 종일 그 영향이 가기 마련이다. 가벼운 경우에는 약간의 불쾌감과 더부룩함에서 그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대답 없는 장 때문에 화장실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면 지루함과 불편함, 시간 손해까지 쌓이기 시작한다. 어쩌다 성공한다 해도 딱딱해진 폐기물들이 연약한 살들에 고통을 준다면 하루의 시작이 악몽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변비가 원인이 되어 치질과 같은 항문질환들이 생기는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은근한 고통들이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면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공부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처럼 배변의 질이 떨어져 생기는 변비는 삶의 질까지 떨어뜨리는 흔하면서도 심각한 질병일 수 있다.

각종 대장 항문병과 두통의 원인 

변비로 인해 대장의 벽이 약해져 바깥쪽으로 꽈리 모양을 하며 튀어나오는 대장 게실증과 같은 대장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대장질환의 여러 원인 중 변 속에 함유된 독소가 가장 위험한데, 변이 대장 속에 오래 머물게 되면 독소가 잔존하는 시간도 길어져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변비는 대장암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현재 대장암은 식생활의 서구화로 OECD 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게 증가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암 중에서도 사망률 2위로 올라선 상태다. 대장암의 원인은 유전적 영향도 있지만 지나친 지방의 섭취, 과도한 열량 섭취, 육류 소비, 비만 특히 복부 비만 등 생활습관이 주가 된다. 이러한 원인들은 변비와도 관련이 깊기 때문에 변비의 관리는 곧 대장암을 줄이는 것이기도 하다.

잦은 두통, 어깨결림, 정신적 증상도 변비 때문에 생길 수 있다.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피부를 비롯해 몸 전체에도 영향을 주는 것. 지난 3월,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설사를 자주하거나 변비가 심한 사람이 두통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역으로 두통이 위장관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변비의 원인부터 파악해야 

이처럼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변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변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로 우리 몸에 대장암, 직장암, 장유착증, 탈장과 같은 병이 있으면 생길 수 있는 기질성 변비가 있다. 이 경우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변비도 함께 치료된다. 일부 우울증 약처럼 변비를 일으키는 약물의 섭취를 중단하거나 변비를 예방하는 약을 함께 먹으면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하는 변비는 대장 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기능성 변비를 일컫는다. 기능성 변비는 다시 이완성, 경련성, 직장형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이완성 변비는 대장의 운동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병이다. 변의가 별로 없고, 특별한 불편도 느끼지 않다가 한번에 많은 양이 배변되는 특징이 있다. 보통 노인이나 오래 누워 지내는 환자, 허약체질, 위하수나 대장하수가 있는 사람에게 발생하며 좌측 복부에서 딱딱한 변이 만져지거나 심하면 설사를 하기도 한다.

반면 경련성 변비는 말 그대로 대장이 경련을 일으켜 변비가 되는 것이다. 배에 가스가 차고 통증도 있으며, 변을 보아도 토끼 똥처럼 딱딱하게 나온다. 주로 젊은 사람들에게 많으며 배에서 소리가 나고, 배가 차고, 만지면 아픈 증상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직장형 변비는 변이 직장에 걸려서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 경우이다. 배변과 관련된 근육이나 신경조직의 이상 때문에 생기거나 잘못된 배변 습관이나 강박증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긴장하여 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항문 속에는 변이 가득한데 화장실에 가도 나오지 않고 힘만 든다. 배변 통증이 심해져 스스로 배변이 힘들어지며 묽은 변이 조금씩 묻어나기도 한다.

종류에 따라 탈출법도 극과 극


 변비는 원인이 전혀 다른 만큼 각 증상에 맞는 치료가 뒷받침되어야만 해결될 수 있다. 이완성 변비와 경련성 변비는 각각의 경우에 좋은 음식과 약물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완성 변비는 운동력이 떨어진 대장을 자극하여 장의 운동을 촉진시키는 약물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이것도 3개월 이상 사용하면 더 이상 듣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약물 치료와 복부 마사지를 병행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경련성 변비가 있을 때는 대장 운동을 촉진시키는 약물을 사용하면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스트레스로 힘을 꽉 주고 있는 대장을 자극해봐야 문제만 더욱 심해질 뿐이다. 그런데 약국에서 파는 변비약들은 대부분 이완성 변비약이 많기 때문에 전문의에게 처방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냉온욕도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완성이냐 경련성이냐에 따라 음식도 완전히 달라진다. 이완성 변비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서 시원한 냉수 2컵을 마시고 간식으로 우유를 차게 해서 마시면 좋다. 밥은 잡곡밥, 국은 된장국, 토란국, 미역국이 좋다. 부드럽고 섬유질이 풍부한 사과, 배, 포도, 오렌지와 같은 과일이나 생야채, 고구마, 감자 등도 좋다.

그러나 경련성 변비에는 생야채와 우유, 설탕, 배추처럼 거칠거나 딱딱한 섬유질, 술이나 콜라, 인스턴트식품, 기름진 음식, 차가운 음식과 음료 모두 좋지 않다. 부드럽고 자극이 없으며 소화가 잘 되는 쌀밥과 된장국, 쑥국, 미역국, 삶은 야채, 요구르트, 생선 등이 좋다.

총체적인 몸과 뇌 관리가 필수 

변비의 치료와 예방에는 좋은 생활습관을 갖게 해주는 ‘3·3·3 운동’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3·3·3 운동’이란 하루 세 끼를 거르지 않는 것, 아침식사 30분 후에 화장실에 가는 것, 충분한 수분·충분한 섬유질·충분한 운동의 세 가지를 생활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식사량이 많아지면 변을 보는 것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는데, 이는 식사 후 위가 팽창되고 대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지는 위장관 반사 덕분에 식후 30분 내에 화장실에 가면 변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생활습관의 변화와 아울러 젊은 사람들의 경우는 스트레스로 인한 변비가 많아 음식과 약물뿐 아니라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다. 경련성 변비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담석증, 만성 췌장염, 만성 충수염이 있는 사람에게도 많지만 스트레스를 받아 대장이 긴장해 생길 때가 많다. 특히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습관이 있는 경우 폭식으로 인한 경련성 변비가 생기기 쉽다.

또한 스트레스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올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말 그대로 장의 감각이 너무 예민해져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남성보다는 상대적으로 예민한 여성에게서 2~3배 더 많이 발병하며 사회 활동이 많은 35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 나이가 들수록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주로 배변이 불규칙하거나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는데 대장암과 같은 큰 병을 가져오진 않지만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잦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에는 음식 조절도 효과적이지만 무엇보다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이처럼 변비의 해결은 배변과 관련된 기관만의 일이 아니다. 식습관과 운동 습관뿐 아니라 생활 전반의 마음가짐까지 연관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비는 뇌를 중심으로 ‘나’라는 팀을 전체적으로 운영해야 해결된다. 하찮게 보이지만 너무나 중요한 배변 습관부터 살펴보고 자신의 전반적인 생활과 마음의 변화를 통해 이번 여름을 시원하게 맞이하자.

장과 머리를 깨끗하게 해주는 장운동

운동과 복부 마사지도 변비를 탈출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다. 운동은 장에 자극을 주면서도 동시에 긴장 이완 및 복근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 변비에 좋은 운동으로는 복근 운동, 유산소 전신 운동, 훌라후프, 항문수축 운동(케겔 운동) 등이 좋다.

장 운동은 복부의 근력을 늘려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줘 변비에 좋은 운동이다.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아랫배만 밀고 당기면 되는 아주 간단한 운동이지만 아랫배가 따뜻해지고 깊은 호흡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어 머리도 맑게 해주는 운동이다.

● 양발을 11자로 해서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선다.
● 무릎은 15도 정도 굽혀 양손을 아랫배에 올려놓는다.
● 눕거나 앉은 자세에서도 가능하다.
● 호흡에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아랫배를 밀고 당긴다.
● 50회 정도로 시작해서 숫자를 점점 늘려간다.
● 마무리할 때는 손바닥으로 아랫배를 시계방향으로 쓸어준다.

도움 받는 책·《걸음아 날 살려라》 (이승헌 저, 한문화)


글·김성진 daniyak@brainmedia.co.kr | 도움말·한솔병원
이동근 원장 (Tel. 02-413-6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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