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신체의 피로를 풀고 뇌가 낮에 일어난 일을 정리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차렷 자세는 신체의 이완과 척추를 바르게 정렬해 디스크의 압력을 최소화 해 하룻동안 쌓인 피로를 푸는 숙면에 가장 도움된다. 하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이 차렷 자세로 잠을 자지 못한다.
왜 그런 것일까?

현대인의 수면자세는?
최근 설문을 통해 사람들의 수면자세를 조사해 보았다. 그러자 성인남녀 142명 중 24%(34명)만이 차렷 자세로 잠을 잔다고 응답했다. 이어 ‘옆으로 누워 잔다.’ 21%(30명), ‘엎치락뒤치락’ 19%(27명), ‘(태아처럼 웅크린)새우잠’ 18%(25명), ‘옆으로 누워 하반신만 비틀어진 자세’ 12%(17명), ‘엎드린 자세’ 6%(9명) 순으로 이어졌다.
똑바른 자세로 잠을 자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척추관절의 통증이나 알 수 없는 불편함, 호흡장애 등을 들었다.
이것은 등뼈와 척추가 바른 사람은 차렷 자세로 자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지만, 퇴행성 척추질환자나 요통이 있는 사람은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오히려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척추 질환이 나쁜 자세를 부른다.
척추관협착증이나 허리디스크 소인을 가진 사람이 똑바로 누우면 척추관이 좁아지고 하반신 부근의 관련 신경을 압박해 통증과 함께 다리가 마비되는 듯한 증상이 동반된다. 이럴 땐 옆으로 누워 자면 척추관이 넓어지면서 통증이 줄어든다. 반대로 척추전만증상이 있다면 엎드려서 다리를 구부린 채 잘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세들은 통증을 경감시킬 뿐 좋은 자세는 아니다. 편안하다는 이유로 계속 이러한 자세를 취하게 되면 허리가 앞쪽으로 더 전만 될 뿐 아니라 등 부위가 C자 형태의 구부정한 형태로 만들어져 허리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특히 엎드려 자는 자세는 척추가 등 쪽으로 젖혀져 목등뼈 부위에 긴장을 유발해 목 디스크를 유발하며 심장이나 폐에도 압박을 가해지므로 삼가야 한다.
과체중과 자율신경계 이상도 문제
과체중이나 비만도 수면자세에 영향을 준다. 체중이 증가하면 목, 혀, 편도 등이 함께 비대해져 기도가 좁아져 수면 중 기도확보가 어려워진다. 좁아진 기도는 코골이나 폐쇄성 수면 무호흡을 일으키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느낌을 받게 한다.
그래서 기도확보를 위해 자연스럽게 몸을 측면으로 돌리게 되는 것이다.
자율신경계의 이상도 수면자세에 영향을 끼친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수면 중 부교감신경이 활발해야 한다.
하지만 평소 스트레스, 고민, 과로 등으로 정신적 긴장감이 누적된 사람은 수면 중에도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체내 근육이 계속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호흡이 정상적이지 못해 잠자는 자세를 계속 바꾸거나 엎드려 새우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잠을 잘 때 차렷 자세로 자고 싶다면 낮은 베개나 쿠션을 무릎 밑에 대면 허리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옆으로 누워 잔다면 다리와 어깨높이를 비슷하게 맞출 수 있을 정도의 높이의 베개나 쿠션을 무릎 사이에 끼면 도움된다.
글. 김효정 manacula@brainworld.com
도움. 척추관절 전문 하이병원 이동걸 원장
사진. 프레스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