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리더가 있을까? 리더와 속 시원히 소통하고 싶지 않은 팔로워가 있을까? 서로 통하기를 원하지만 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라
무엇이 소통을 막는가? 차이다. 정보의 차이, 목표의 차이, 방법의 차이 그리고 역할과 입장의 차이다. 정보의 차이는 ‘코끼리와 장님’의 우화 속 개념과 같다.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인식을 하게 되니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목표의 차이와 방법의 차이 역시 갈등의 명백한 이유가 된다. 관리자의 입장과 실무자의 입장의 차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이 더 의견을 다르게 만든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기준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기준을 내려놓지 않는 한, 소통을 시도하면 할수록 단절감만 커질 뿐이다.
감정 때문에 일어나는 불통
소통을 방해하는 또 다른 요인은 감정이다. 감정은 다른 것들보다 에너지가 강하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감정이 일어나면 이성이 마비되고 판단력이 흐려질 뿐 아니라 목적한 바를 놓친다.
그렇다면 감정은 왜 일어나는 걸까? 어떤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사람들은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경험, 교육 등에 의해 만들어진 잣대로 상황을 평가하게 된다. 이 때 누군가로부터 평가, 특히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감정이 상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발동시킨다. 반사적으로 평가에 대한 반격, 경멸, 도피 등의 저항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어기제가 반격인데, 반격을 받은 상대방은 그에 대항하여 더 강력한 평가를 하게 되므로 서로에게 좋지 않은 감정만 증폭되고 결국 마음의 상처만 남는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을 마주쳤을 때 먼저 판단하거나 평가하려 하지 말고 한 발 뒤로 물러나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표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즉 평가하지 말고 관찰하라는 말이다.
이성적 소통보다 정서적 소통이 중요하다.
소통에는 나의 의견과 사실을 공유하는 이성적 소통, 그리고 가슴에서 일어나는 느낌과 감정을 공유하는 감성적 소통이 있다. 직장 내의 소통이라고 하면 이성적 소통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고 이 또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만약 직장생활에서 내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어주고 불구덩이 속이라도 함께 뛰어들 동료가 있다면 어떨까? 아마 누가 하지 말라고 해도 열심히 일할 맛이 날 것이다. 이런 신뢰관계를 형성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감성적 소통이다.
정서적 소통을 이끌어 내는 리더십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리더십이 변화하고 있고, 그에 따라 소통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 선덕여왕 > 중에 덕만 공주와 미실의 세대교체를 예견하며 통치신념, 리더십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었던 둘의 인상적인 대화 장면이 있었다.
미실 : 진실과 희망과 소통으로 백성을 다스린다고요?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합니다. 희망은 버거워하고요. 소통은 귀찮아하며 자유를 주면 망설입니다. 백성은 즉물적이에요. 떼를 쓰는 아기와도 같지요. 그래서 무섭고, 그래서 힘든 것입니다. (…) 처벌은 폭풍처럼 가혹하고 단호하게, 포상은 조금씩 천천히! 그것이 지배의 기본입니다.
덕만 : 세주께서 나라의 주인이었다면 백성을 자기 아기처럼 여겼을 테고, 그럼 늘 얘기하려 하고, 늘 이해시키려 하고, 늘 더 잘 되기를 바랐겠지요. 허나 주인이 아니시니 남의 아기를 돌보는 것 같지 않았겠습니까! 늘 야단치고 늘 통제하고 늘 재우고만 싶었겠지요? 주인이 아닌 사람이 어찌 나라를 위한 꿈을 백성을 위한 꿈을 꾸겠습니까?
조직의 성공을 위해서는 뛰어난 리더 한 명이 ‘나를 따르라’ 만으로는 부족하고, 팔로워가 자신이 가진 정보와 아이디어를 적극 개진해고 실행해야 한다. 소통은 말 그대로 서로 마음을 열고 생각을 연결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함께 꿈꿀 수 있는 비전을 위해 마음을 열고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를 아는 데서부터 소통은 시작되는 것이다.
글. 장인희 heeya1894@brainworl.com
참고. 김민지, 최성만 HSP컨설팅 유답 연구위원 <<당신은 화답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