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끝까지 하는 일이 없어요

스스로 끝까지 하는 일이 없어요

뇌교육 Q&A

브레인 27호
2012년 09월 14일 (금)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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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딸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인데, 학교 숙제나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싫증을 내며 힘들어합니다. 텔레비전 볼 때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놀 때는 몰두하지만, 해야 할 일이나 어려운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가 재촉하면 그때만 하는 척하고, 숙제 한 가지 하는 데 한 시간도 넘게 걸립니다. 1, 2학년 때는 아직 어려서 그러려니 했지만, 아이가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내지 못하고 인내심도 없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A ?인내심은 유아기 때부터 잘 준비해야 건강하게 발달합니다. 아이가 만 2세 정도 되면 지금까지 전적으로 의존해온 부모로부터 점차 독립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깁니다. 주로 “내가”라는 말로 표현되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아이의 자아가 형성됩니다.

부모의 판단에 따르기만 하던 아이가 자신의 판단을 주장하게 되므로 부모의 눈엔 아이의 행동이 ‘고집’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때 아이의 자율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꺾으려고 하면 아이는 수치심을 느끼고,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어 어른의 눈치를 보거나 의존하는 태도를 갖게 됩니다.

이 시기 아이의 뇌는 자기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시험해보고 자신이 스스로 선택권을 갖고자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니야”, “내가 할 거야”라고 소리치고 고집을 부리는 등의 반항적인 행동은 정상적인 발달과정입니다.


만 4세가 되면 아이는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도성을 가집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아이는 공격적으로 보일 만큼 활력이 넘치고, 잘하지도 못하면서 우유를 컵에 따라보겠다거나 운동화를 꼭 자기가 신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서툰 동작을 참지 못하고 “네가 어떻게 해? 거봐, 제대로 못하잖아. 이리 줘. 엄마가 해줄게” 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이런 태도는 이제 막 자라나는 아이의 자립심과 자존감을 꺾어버리게 됩니다.

부모가 아이를 지나치게 억제하면 아이는 죄책감을 갖게 됩니다. 이것이 심해지면 자율성과 창의성이 위축되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자아가 싹트는 시기에 적절한 경험을 하는 것은 건강한 성격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잘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생기는 “내가 하니까 되네! 재미있다! 난 내 일을 잘할 수 있어”라는 건강한 믿음이 아이의 자율성, 주도성, 자아 존중감으로 연결됩니다. 그래야 비로소 자신이 해야 할 과제를 스스로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인내심이 형성됩니다.

부모의 눈에는 자녀가 나약하고 미숙하게만 보이게 마련입니다. 아이가 하려는 일을 대신 해주는 부모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조금만 어려운 일이 생겨도 부모가 나서서 다 해주다보면 아이는 인내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보다가 아이가 도움을 청할 때 적절하게 돕는 일입니다. 아이가 서툴게 신발 신는 순간을 참지 못하고 결국 부모가 신겨서 아이 기분을 망치는 것과 비록 신발을 짝짝이로 신었지만 스스로 신발을 신었다는 만족감에 기분 좋게 집을 나서는 것, 어느 편이 아이에게 유익할까요?

어른이나 아이나 자기가 선택한 일에는 집중을 잘합니다. 그리고 인내하며 도전하려고 합니다. 부모가 보기에 아이가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못하게 하면 아이는 스스로 도전할 기회나 인내심이 자랄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인내심은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것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할 때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뇌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도전하고 인내해서 성취할 때 기쁨을 느끼고,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잘 발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뇌교육의 기본원리입니다.

텔레비전은 인내심의 적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아이에게 작은 일부터 스스로 선택하여 자기 힘으로 해보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끝까지 해냈을 때 칭찬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해주세요. 부모 자신이 인내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부모가 불안하고 산만하면 아이도 영향을 받습니다. 또 아이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물건을 잔뜩 안겨주기만 하면 아이는 이것저것에 흥미를 보이다가 곧 싫증을 내기 쉽습니다.


텔레비전을 습관적으로 보는 것도 아주 좋지 않습니다. 텔레비전은 집중력과 인내심의 적입니다. 텔레비전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경험을 제공하지 않고, 화면을 통해 무엇이든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것만 보게 되므로 아이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쉽게 포기하고 마는 태도를 갖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이건 해야 하는 일이니까 무조건 참고 해”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노력해서 성취하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것이 인내심을 기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글·오미경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일러스트레이션·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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