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명의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하고 있는 UCC. 미국과 한국의 대선에 나선 후보들을 긴장시킬 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UCC를 모르면 정치도, 경제활동도 어렵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한다. 텍스트 기반의 정보교류에 만족하지 못하는 디지털 세대의 새로운 욕구가 반영되어 있다고 평가받는 UCC. 네티즌들로 하여금 UCC로 몰려들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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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진화하고 있다. 바야흐로 생산자 위주에서 사용자 위주로 전 세계 인터넷 환경이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세계 1위의 검색업체인 구글은 창업한 지 불과 18개월밖에 되지 않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닷컴’을 무려 16억5천만 달러(한화 1조5천억 원)에 전격 인수하며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바야흐로 텍스트, 생산자 위주의 ‘웹 1.0’을 뒤로하고 동영상과 사용자 위주의 ‘웹 2.0’의 시대에 접어드는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셈이다. 유튜브로 인하여 사용자 제작 콘텐츠 UCC(User Created Contents)는 이제 ‘웹 2.0’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타임>지는 2006년의 발명품으로 ‘유튜브’를 선정했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2007년의 메가트렌드로 ‘웹2.0’과 UCC를 꼽기도 했다.
‘브레인 포커스’에서는 UCC 열풍을 뇌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시각으로 진단해보고자 한다. UCC가 뇌의 어떠한 기능을 자극하는지, 무엇 때문에 네티즌이 UCC에 열광하는지 알아 본다.
뇌기능 활성화 영역 높이는 방향으로 인터넷 환경 변화
우선, UCC에 대한 용어 정리가 필요하다. ‘UCC’는 인터넷 시장의 가장 큰 화두가 되었지만, 아직 그 개념이나 실체는 명확하질 않다. 말 그대로 ‘사용자 제작 콘텐츠’이기 때문에, 동영상 이외에 텍스트, 이미지도 모두 포함하는 것이 정확하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지식검색은 한국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텍스트 기반 UCC이다. 브리태니커 사전보다 더 방대한 지식을 보유해서 유명해진 위키피디아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UCC라는 용어가 동영상과 함께 생겨났기 때문에, UCC가 곧 동영상 UCC와 일맥상통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텍스트→이미지→동영상’으로 옮겨가고 있는 인터넷 환경을 유심히 살펴보면, 뇌를 자극하는 요인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텍스트는 말 그대로 읽고 이해하는 전두엽 기능을 주로 필요로 하지만, 텍스트와 결합된 이미지는 후두엽의 시각중추까지 자극하기 시작한다. 생생한 동영상은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많은 뇌영역의 활성화를 불러온다.
인간은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정보의 70~80퍼센트를 시각에 의존하며, 외부 정보를 판독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 그 정보가 복잡할수록 다양한 영역의 기능을 조합적으로 끌어내어 쓰기 때문에 단순한 텍스트보다는 이미지가, 이미지보다는 동영상 정보가 훨씬 많고 복잡한 뇌영역을 자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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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재미와 감동, 자극적인 것에 더 크게 반응한다
UCC 열풍의 바탕에는 기본적으로 재미와 감동 그리고 자극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미국 유튜브와 국내 대표적 UCC 사이트인 판도라 TV의 상위 랭킹에 오른 동영상들이 거의 대부분 그러한 요소를 갖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외부로부터 뇌에 들어오는 정보는 기억제조를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란 곳을 거쳐 단기·장기기억으로 분류된다. 어떤 정보를 더 오래 보존하느냐에 있어 그 판단의 기준은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의 생존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정보, 자극이 없는 밋밋한 정보, 희로애락의 감정적 요소가 없는 정보는 그만큼 장기기억과는 멀어진다.
‘뇌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자극이 없는 것이다’란 말에 비추어볼 때, 텍스트 정보에 비해 감정의 폭과 자극적 요소가 클 수밖에 없는 동영상 UCC의 인기 폭발은 그만 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뇌의 창조 기능 자극해, 자발적 참여문화 일깨운다
UCC 열풍의 바탕에는 ‘창조적인 세대’가 존재한다. 단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 이 세대는,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인 참여문화를 만들어내었다. 자신을 표현하고, 정보를 나누는 데 익숙하다. 참여와 개방, 공유라는 ‘웹 2.0’의 본질은 바로 창조 세대와 그 맥락을 같이하는 셈이다.
인간의 뇌가 가진 다양한 기능들 중 최고로 손꼽는 것이 바로 ‘창조성’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창조성은 오늘날 인류문명을 만들어낸 바탕이며, 이러한 창조적 욕구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인터넷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새로운 참여문화를 이끄는 창조 세대에게 있어 그러한 창조적 에너지는 그 어느 때보다 클 수 밖에 없으며, 그 에너지가 바로 UCC로 대표되는 새로운 인터넷문화를 가져온 원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UCC는 없던 것을 새로이 만들어낸다기보다 기존의 영상물을 바탕으로 조합하고 재구성하는 형태로 확산되기 때문에, 네티즌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데 있어 최고의 대상이 된다. 조금만 에너지를 쏟으면 스스로가 창조한 영상물을 만들 수 있으니, UCC가 네티즌으로 하여금 뇌기능을 사용하도록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창의성을 이끌어내어 창조적 결과물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으니, 적극적인 네티즌으로서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현실에서 영화 한 편을 만들어 상영하거나 방송국을 운영하는 것은 요원한 일일 테지만, 사이버 세계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차이가 네티즌의 뇌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글·장래혁 editor@branmedia.co.kr
한국 판도라 TV VS 미국 유튜브
미국 유투브 한국 판도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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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전 세계 인터넷 업계 최고의 화제 기업인 ‘유튜브’를 모르는 이는 없겠지만, UCC 대표 사이트 유튜브가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2005년 말이고 한국의 판도라 TV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이보다 앞선 2004년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구글은 유튜브에 약 16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지만, 한국의 유튜브라고 할 수 있는 판도라 TV는 국내에서 투자받지 못하고 미국 실리콘밸리로부터 60억 원을 투자받았다.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지만, 그만큼 우리의 잠재성이 크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대표적인 동영상 UCC업체인 (주)판도라 TV(대표 김경익)는 2004년 10월 이카드E-card 사업을 하던 레떼컴의 사내 프로젝트로 시작되어 동영상 전문 사이트로 확대 개편된 케이스. 랭키닷컴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동안 판도라 TV의 경우, 월간 방문자수가 1월 324만 명에서 12월 무려 1천100만 명으로, 일평균 순방문자수도 1월 17만 명에서 12월 마지막주에는 128만 명으로 급증하며 국내 대표적인 UCC업체로 자리잡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두업체답게 UCC의 취약점으로 손꼽히는 저작권 문제에도 적극적이다. 유튜브가 각종 저작권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는 가운데, 판도라 TV는 UCC 제작자와 운영자와의 수익배분 모델인 ‘큐피 마일리지 서비스’를 발표하며 앞선 수익배분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판도라 TV는 올해 165억 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자본과 마케팅, 콘텐츠 생산에서 다소 뒤처지기는 했지만 한국은 UCC 세계 최강국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UCC 발달에 필수조건인 디지털 인프라가 세계 최고이다. 미국보다 1년 앞서 동영상 UCC 서비스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발달된 인프라 덕분이다. 인프라뿐 아니라 디지털 기기 보급률도 최고이며, 다양한 UCC 사업자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미래 UCC 최강국의 반열에 올리는 데는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바로 한국 네티즌이다. 이미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네이버의 지식검색 등 혁신적인 인터넷문화를 선보이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인터넷 문화를 선도해가고 있는 한국 네티즌이야말로 UCC 최강국으로 가는 가장 든든한 자본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인프라와 디지털 기기가 아무리 잘 갖추어져 있어도, 사용자 제작 콘텐츠 UCC의 미래는 결국 사용자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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