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명상을 잘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 두뇌 짱

브레인 100호
2023년 08월 07일 (월)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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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도 명상을 잘할 수 있을까? (사진_비알뇌교육 제공)



불멍, 물멍, 숲멍

호수나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물멍, 향초를 피우거나 모닥불을 가만히 바라보는 불멍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마음먹고 하는 멍때리기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상을 벗어나 생명 에너지로 가득 찬 자연을 그저 바라보고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인간 본래의 생명력을 회복한다. 많은 사람이 자연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요즘은 도심 속 공원 조성이 잘 되어 있어서 자연을 느끼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고, 맨발 걷기 명상 등 자연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명상의 뇌과학적 효과를 검증한 자료들이 쌓이면서 최근에는 기업체들이 사내 프로그램으로 명상을 도입하기도 한다.

명상의 형태는 호흡, 걷기, 춤 등 다양하다. 호흡이 깊어지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이 활성화하고 정서적 안정과 심신의 이완 상태를 유도한다. 혈액순환이 잘 되면서 산소와 영양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져 신체와 정신의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점점 증가하는 아동·청소년 정신질환

평소 뇌 속에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은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 등으로 뇌의 많은 영역을 활성화하는 반면, 명상 상태일 때는 뇌의 전체 활성이 줄고 의식을 집중하는 부위만 활성화한다.

202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아동·청소년 우울증 및 불안장애 진료 현황’에 따르면,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까지 우울증과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등 정신과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만 18세 미만 아동이 1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언론을 통해 ADHD가 많이 알려지면서자녀가 그 증세에 해당되는 것 같다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병원을 찾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청소년 시기는 전두엽 연결이 완성되지 않아 십 대 초반의 청소년은 감정 처리를 편도에서 하게 되고, 자신의 감정 상태를 스스로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성장기의 경험은 신경망 연결을 변화시키고, 이는 성인기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릴 적 부정적 경험을 많이 하면 편도핵이 과민하게 반응하여 불안해지는 경향이 있고, 아드레날린 분비가 활성화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편도에 입력된 감정과 정서 수준에 따라 감성지수(EQ), 도덕지수(MQ)가 결정되며, 부정적 기억은 자신감을 저해하기도 한다.

넘쳐나는 정보의 범람 속에서 어떤 정보를 생산하고 받아들이느냐는 우리 뇌의 선택에 달렸다. 누구나 뇌를 가지고 있지만 뇌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는 것의 중요성은 강조되지만, 정보처리 기관인 뇌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인식은 크지 않다.
 

어린이 명상은 어떻게 하나?

뇌를 잘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그 감각을 키우기 위해 비알뇌교육에서는 어린이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부산·울산 교육국의 어린이 20여 명이 1박 2일 일정으로 창의캠프에 참여했다. 창의캠프는 다양한 창의활동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을 길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캠프이다.
 

▲ 사진_비알뇌교육 제공


“숲속 생명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초록 에너지로 가득 찬 숲속의 향기를 맡아보세요. 무엇이 보이나요? 우거진 나무들, 흐르는 계곡물. 어떤 소리가 들리나요? 새소리, 바람 소리, 물 흐르는 소리. 자연에 대한 고마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에 집중해봅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씻겨 나가고, 긴장했던 어깨가 툭 떨어집니다.
뇌 속 편도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계곡물에 흘려보낸다고 상상해봅니다. 머리가 시원하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우리는 이 숲속 자연의 일부입니다. 자연과 하나입니다. 가득 채워진 사랑의 에너지를 가족에게 그리고 지구에게 보냅니다. 사랑합니다~”

자연이 주는 평온함에 마음이 열린 아이들이 밝은 얼굴로 자신의 느낌을 말한다. “가족과 친구, 지구에 사랑의 에너지를 보내니 내가 더 행복하고 사랑받는 기분이었어요”,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하나라는 걸 느꼈어요. 지구를 더 많이 사랑할 거예요”, “내가 나무가 된 것 같아요”.

총괄 트레이너를 맡은 김근영 원장은 “외부에 쏠려 있던 에너지를 내부로 집중해 자기 자신을 정확히 바라보는 훈련, 부정적 기억을 정화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면을 들여다보는 명상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된 아이들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감이 생기며 변화할 용기를 내게 됩니다”라고 한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주변에 도움이 되는 리더로 성장하기를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메타인지 능력을 높이는 ‘주니어 HSP’ 수업에서는 7월 ‘물과 여름’을 주제로 아이들과 함께 공원으로 향했다. 말을 하지 않고 숲을 충분히 느끼며 걸어보라는 선생님의 안내에 아이들은 조용히 숲길을 걷는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흙을 밟으며 맨발 걷기 명상도 한다.

“발에 흙이 닿을 때 발바닥의 감각을 느껴보세요. 어싱earthing, 지구와 내가 만나는 순간 이에요.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걸으면서 땅이 주는 자연의 에너지가 온몸으로 전달되는 것을 느껴봅니다.”

커다란 나무를 둘러싸고 나무의 에너지를 느껴보는 시간도 가진다. 손바닥을 나무에 대고 나무의 나이도 물어보고, 나무의 마음은 어떤지도 느껴본다.

“나무가 찾아와줘서 반갑대요. 맑은 공기를 계속 주고 싶은데 지구가 힘들어 한대요”, “자기를 지켜달래요.”자연의 소중함을 체험하며 지구를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들에 대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도 가진다.
 

▲ 사진_비알뇌교육 제공


2년째 뇌교육 어린이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재환이는 명상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아빠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다. 재환이의 아버지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풀고 이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주변에 도움이 되는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랍니
다”라며 이 시기에 다른 학원은 몰라도 뇌교육은 꼭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염혜정 원장은 “아이들이 편도 정화 명상을 하고 난 후 많은 변화가 있는데, 부모님께 혼났던 기억, 친구랑 싸워서 속상했던 일 등이 아이들에게는 힘든 상처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뇌 속의 부정적 감정을 정화하고 긍정의 에너지를 채우면 자신감이 생기고, 감정 조절도 더 잘하게 됩니다. 요즘 아이들은 긴장도가 높고 이완이 잘 되지 않아서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아요. 정서를 안정시키고 뇌파를 스스로 조절하는 감각을 기르는 건 어린 시절에 꼭 필요한 훈련입니다. 뇌교육 어린이 명상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과 같아요”라고 말한다.

자기 내면을 만나고 자존감을 키우는 명상 프로그램이 학교 교육과정이나 방과 후 활동으로 편성되어 다양하게 활용된다면 아동·청소년의 심신 건강발달을 위해 더욱 좋을 것이다. 


글_방경민 BR뇌교육 사회공헌사업팀장

참고 자료 
(1) Fontana와 Slack <교수법에 기초한 어린이명상 프로그램이 초등학생의 스트레스에 미치는 효과>
(2) Hasenkamp et al. (2012) NeuroImage 59 (2012) 750–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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