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리포트] 인공지능 활용, 어디까지 해봤니?

[집중 리포트] 인공지능 활용, 어디까지 해봤니?

‘멋진 신세계’ 누구의 꿈인가

브레인 98호
2023년 04월 03일 (월)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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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그리는 인공지능 로봇 ‘에이다’. 그림은 에이다가 그린 자화상이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거라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되었다.
 

그러나 창작활동만큼은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AI가 침범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AI는 시와 소설을 쓰고, 작사 작곡을 하고, 그림을 그려낸다. 그렇다면 일단 이들 프로그램을 사용해보기로 한다.


그림 그리는 AI ‘달리’

‘달리DALL-E’는 챗GPT를 만든 OpenAI에서 만든 인공지능이다. DALL-E는 텍스트를 통해 이미지를 생성한다. 사용자가 ‘모자를 쓰고 테이블에 앉아있는 고양이’라고 텍스트를 입력하면 DALL-E는 그에 따라 이미지를 생성한다. 현재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드는 기능을 갖춘 AI들 중에서 DALL-E가 가장 사용하기 편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DALL-E에 ‘새끼를 돌보는 노르웨이 숲 고양이’라는 텍스트를 제시하고 이를 유화, 파스텔, 디지털 아트, 3D로 각각 그려 달라고 요청했다. DALL-E는 유형별로 4장씩, 총 16장의 그림을 그려냈다.
 

▲ 달리가 그린 '새끼를 돌보는 노르웨이숲 고양이'. 위에서부터 유화, 파스텔, 디지털 아트, 3D 스타일의 그림.


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다른 텍스트를 추가하면 DALL- E는 또다른 그림을 그려낼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용자는 원하는 텍스트를 추가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창작물을 얻을 수 있다.
 

미술대회에서 우승한 AI ‘미드저니’

미드저니는 달리와 유사한데, 미드저니 디스코드라는 일종의 공개 채팅방에서 작업물이 생성된다. 즉 사용자가 작업하는 것을 채팅방에 있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다. 미드저니는 특히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추상적 표현을 잘해 회화에 특화되어 있다.

이와 관련한 일화를 하나 소개하면, 지난 2022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미술대회에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라는 그림이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 작품의 작가 이름은 ‘미드저니를 사용한 제이슨 앨런(Jason M. Allen via Midjourney)’이었다. 
 

▲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미드저니를 사용한 제이슨 앨런'의 작품


이 작품은 앨런이 직접 손으로 그린 것이 아닌, 앨런이 입력한 명령어에 따라 미드저니가 그린 이미지였다.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게 일었고, 결국 “디지털아트 부문이기에 디지털 기술을 창작과정에 사용할 수 있다”로 결론이 났다. 제이슨 앨런은 우승 소감을 밝히며 “인공지능이 이기고 인간이 졌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사용자가 증명사진을 올리면 AI가 18세기 풍의 초상화로 만들어주는 ‘Portrait AI’, 추상화 같은 그림을 그려주는 ‘Wombo.art’ 등이 있다.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 데 필요한 ‘질문력’

AI로부터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챗GPT에게 “올해 벚꽃은 언제 피니?”라고 두루뭉술하게 묻기보다 “올해 벚꽃 개화시기를 지역별로 알려줘. 그리고 서울 인근의 벚꽃 명소를 알려줘”라고 구체적으로 질문하면 더 상세하고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달리나 미드저니도 ‘유화로 그려줘’, ‘반 고흐 스타일로 그려줘’, ‘큰 나무, 달, 길을 넣어 수채화로 그려줘’ 등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질문할수록 양질의 결과를 얻는다. AI를 사용해 효과적인 결과물을 산출하는 데는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질문력’과 ‘소통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봄의 소풍길

봄바람이 스치는 길을 걷다가
어디서부터인지 소녀의 미소를 보았습니다
작은 손에 꽃을 들고 친구와 함께 소풍을 떠나는 아이였죠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 소녀의 미소가 나에게 기대를 줬습니다
내일도 봄이 오고, 내일도 나는 그 소녀처럼
미소와 사랑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소녀의 미소가 기대를 만들고
그 기대가 내일로 이어지며
봄의 소풍길이 계속됩니다.


위 시는 챗GPT에게 특정 단어(봄, 아이, 미소, 소풍, 사랑, 기대)를 제시하고, 시를 한 편 지어달라고 요청한 결과다.  챗GPT가 이 시를 짓는 데는 1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어 시의 제목을 무엇이라 하면 좋겠느냐고 물으니 봄과 소풍, 그리고 작은 아이의 모습이 시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봄의 소풍길’이 어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시의 표절 여부를 여러 방식으로 확인했으나 동일한 내용의 시는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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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쓰기 위해 챗GPT와 나흘에 걸쳐 대화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기자가 했던 질문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일 것 같은지 물었다. 처음에 챗GPT는 “질문을 보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모델이기에 질문을 통해 질문자의 성격이나 인상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단순히 질문과 답변만을 처리합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기자의 끈질긴 물음에 “챗GPT에 묻는 질문을 통해 당신이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고, 지식을 탐구하며 배우려는 열망이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보입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지적 호기심과 창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답했다. 인공지능에게 인정받은 느낌이 썩 나쁘진 않지만, 챗GPT와 대화를 나눌수록 나에 대한 정보 또한 노출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미국 JP모건, 골드만삭스 같은 금융회사와 월마트, 아마존 등의 기업에서는 회사 내 전략이나 고객 개인정보와 같은 사업 관련 정보를 챗GPT에 입력하지 말라는 사용지침을 만들었다. 이들 기업은 회사 내 기밀 유출 가능성뿐 아니라 자기 회사의 데이터가 챗GPT의 학습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챗GPT는 이용자가 입력하는 내용을 학습에 이용하므로 민감한 정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글_전은애 수석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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