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다큐멘터리 영화 LOVE HEALS(러브힐스)

[Focus] 다큐멘터리 영화 LOVE HEALS(러브힐스)

한국의 치유원리 ‘수승화강’을 다룬 힐링 다큐

브레인 92호
2022년 04월 13일 (수)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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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 HEALS 포스터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시작으로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K-콘텐츠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쓴 가운데, 한국의 오랜 치유원리를 다룬 힐링 다큐멘터리가 미국에서 제작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겟브라이트 필름Get Bright Film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러브힐스(Love Heals:사랑이 치유합니다)>가 그것이다. 영화는 프로듀서인 데이나 크로셔Dana Croshere가 경험한 4년에 걸친 치유의 여정을 따라 세계적인 질병, 통증, 심리치료 분야 전문가들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만나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면서 변화를 체험한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데이나가 인터뷰하여 담았다.

영화에 출연한 정형외과 전문의 데이비드 핸스콤, 통증 심리학자 레스 아리아,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에머런 마이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용서 프로젝트 책임자 프레드 러스킨 등 세계적 전문가들의 말은 한결같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으며 치유가 필요한 것은 마음”이라는 것.
 

▲ LOVE HEALS는 인디언 성지이자 세계적으로 명상지인 미국 세도나에서 촬영했다

감정적 상처나 기억은 우리 몸에 저장되며, 통증이나 질병 같은 증상들은 이를 알리기 위해 몸이 보내는 신호이자 단서이다. 데이비드 핸스콤 박사는 “만성통증 환자 90퍼센트가 어떤 장소나 상황에 맞닥뜨릴 때 그들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고 말하면서 “연구결과에 따르면 놀랍게도 가장 화가 나 있는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며 “치유로 가는 지름길은 용서”라고 했다. 브루스 립튼 박사도 “10명 중 8, 9명이 자기애를 평가하는 테스트에 실패한다. 가장 큰 문제가 거기에 있다.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영화는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포용하며 진정으로 사랑함으로써 치유의 힘이 발휘된다며, 이를 위해 먼저 몸의 에너지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이 영화는 미국과 일본, 한국 등에서 건강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른 《Water Up Fire Down(수승화강)》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화에서 소개되는 한국 전통의 치유원리인 ‘수승화강(水昇火降)’은 ‘수(水, 물) 기운’은 올라가고 ‘화(火, 불) 기운’은 내려오는 인체의 에너지 흐름을 가리킨다. 아랫배의 따뜻한 에너지가 신장의 수 기운을 밀어올려 머리를 시원하게 하고, 그에 따라 심장의 화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 아랫배를 덥히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인체 에너지 순환원리라고 할 수 있다.
 

▲ 러브힐스 영화 속 세도나 일지명상센터에서 열린 워크숍 장면

크리사나 감독과 주인공 데이나는 “나를 포함하여 미국 전역에서 온 사람들이 수년 동안 경험한 한국 고대의 치유원리는 우리에게 정말 큰 영감을 주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힐링을 받았다”라며 “우리가 세상에 <러브힐스>를 통해 전하고 싶은 가장 큰 메시지는 ‘자신을 사랑하는 힘’이다. 이 영화가 오랜 통증과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영화의 감독인 크리사나 섹스톤Krisanna Sexton과 주인공 데이너는 “나를 포함하여 미국 전역에서 온 사람들이 수년 동안 경험한 한국 고대의 치유원리는 우리에게 정말 큰 영감을 주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힐링을 받았다”라며 “우리가 세상에 <러브힐스>를 통해 전하고 싶은 가장 큰 메시지는 ‘자신을 사랑하는 힘’이다. 이 영화가 오랜 통증과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영화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미래 건강의 키워드로 제시한 ‘헬스 프로모션Health promotion’에 기초해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관리로 가는 건강 흐름에 대한 변화도 담고 있다.


세포생물학자, 장-뇌축 전문의, 통증심리학자가 본 통증 치료의 메커니즘

“질병이나 통증은 삶이 조화롭지 않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죠. 그 증상들을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 LOVE HEAS에 출연한 석학 및 전문가

만성 두통, 관절염, 불면증을 비롯해 질병으로 인한 통증에 대해 진통제와 수술 등 치료 중심의 의학적 접근이 익숙한 현대사회이지만, 세계적인 세포생물학자인 브루스 립튼Bruce H. Lipton은 통증과 질병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화의 원작인 《Water Up Fire Down》의 저자인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인 명상가이기도 한 이승헌 총장은 미국 시사회에서 “누구나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를 수 있다. 영화 <러브힐스>를 통해 내면의 진정한 자신과 연결되는 방법을 알고, 사랑이 가져오는 치유의 힘을 체험하기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7월 한국에서는 ‘뉴노멀 시대, 사회적 면역력, 수승화강’을 주제로 ‘2021 휴먼테크놀로지 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현재 영화 <러브힐스>는 미국, 일본, 뉴질랜드, 한국에서 릴레이 시사회를 개최하고 중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돼 12개국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한국은 힐링명상 사이트 ‘체인지 TV’(www.changetv.kr)에서 영화 속 힐링법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Box] 통증에 저항할수록 커지는 괴로움

- 이승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흔히 말한다. 삶은 고통이라고. 고대 인도의 소왕국 카필라의 왕자 고타마 싯타르타가 인간의 삶이 생로병사의 고통으로 이루어졌음을 인식하고 출가했듯, 삶 자체가 ‘고苦’라는 것을 자각(self-awareness)하는 순간 깨달음이 시작된다.  

고통, 즉 괴로움(distress)은 통증(pain)과 구분된다. 신경생물학 관점에서 통증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통증은 우리가 잠재적인 위험상황으로부터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손상된 신체 부위가 회복될 때까지 몸을 보호하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통증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본 기능의 하나이다. 

반면 원인이 해결되어 마땅히 사라져야 할 통증이 지속되고 만성화된다면 생리적·심리적·사회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삶과 통증은 육신을 버릴 때까지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괴로움은 무엇인가. 한 심리학자는 괴로움과 통증의 관계를 수식으로 표현했다. D(distress)=P(pain)×R(resistance). 즉 통증에 저항을 곱한 것을 괴로움이라고 보았다. 심각한 통증이 있더라도 그에 대한 저항이 없으면, 비록통증은 있을지언정 삶의 괴로움은 없다는 것이다. 

통증은 생리적인 것이지만 괴로움은 심리적인 것이다. 그래서 심리치료에서는 통증을 직접 다루기보다 저항을 조절해 심리적 괴로움을 줄이는 데 목적을 둔다. 통증을 다루는 의사의 몫과 괴로움을 다루는 심리치료사의 몫이 서로 다르다. 

우리가 통증을 대하는 자신의 저항을 다룰 수 있을 때 ‘통증은 내가 아니라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통증에 저항할수록 삶의 괴로움은 커진다. 통증은 몸의 생리적·적응적 현상으로, 몸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통증을 포함한 자기 몸의 반응을 온전히 느끼고, 이에 대해 저항이 아닌 사랑의 방식을 취할 때 치유가 시작된다. ‘그렇다. 사랑이 치유하는 것이다!’ 이 메시지가 <러브힐스> 영화 곳곳에 드러난다. 

정리_편집부 | 사진 제공_체인지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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