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셀럽] 가족관계, 위기에서 위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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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91호
2022년 01월 20일 (목)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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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증가한 가족 간 갈등

최근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 발표한 보고서가 이슈가 됐다. 전 세계 17개 선진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당신의 삶에서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8%가 가장 의미 있는 요소로 ‘가족과 자녀’를 꼽았다. 2위는 직업(25%), 3위 재산과 돈(19%), 4위 친구와 커뮤니티(18%), 5위 건강(17%) 순이었다. 요즘 사람들은 대체로 가족과 직업, 돈과 친구,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결과는 이와 달랐다. 우리나라는 물질 즉 돈이 1위였고, 그다음으로 건강 그리고 가족 순이었다. 팬데믹으로 가족 간의 유대가 강화됐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 세계 평균적으로 32%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우리나라는 18%에 불과했다. 이는 17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건강과 생명에 심대한 위협이 발생한 팬데믹 상황은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가 됐고, 일상을 제한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심리적으로 불안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특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증가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얘가 왜 이럴까?’, ‘학교에서도 이랬을까?’, ‘왜 이런 행동을 하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네!’ 코로나19로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알지 못한 아이의 새로운 모습이 당황스럽고 낯설기까지 하다.
 

▲ 체인지마인드상담센터 김완수 대표


체인지마인드상담센터 김완수 대표는 팬데믹 이후 가정 내 스트레스가 기존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면서 집이 학교와 비슷한 공간이 되어버렸고, 또 게임에 더 많이 빠지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늘었다는 것이다.

“상담센터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 또래와 대면 활동하는 시간이 줄면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친구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예상하지 못하고 공감하기 어려워한다. 공감 능력이 부족하면 자신의 감정도 부적절하게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욕을 한다든지 거친 언어를 사용하며 부모를 공격하는 아이들도 있다.”

경기 창영초등학교 지현주 교사는 팬데믹으로 사상 초유의 등교 중지 상황을 겪으며 학교 현장에도 많은 혼란이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초등학생 첫 등교가 6월이었다.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생활 습관이나 심리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특히 선생님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지 못하면서 자기 주도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 경기 창영초등학교 지현주 교사


 등교를 한 이후에도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친구들과 불필요한 대화를 하지 마라, 물건 빌려주지 마라, 불필요한 움직임을 자제하라’는 등의 제한 상황이 계속돼 또래 친구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일 또한 여전히 쉽지 않다. 


문제아는 없다, 문제 상황이 있을 뿐

지현주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가장 마음 아플 때가 이제 겨우 열살 남짓한 아이들이 “전 안 돼요. 해봤는데 못해요”라는 말을 할때라고 답한다. 이럴 때 아이에게 “많이 힘들지? 엄마도 어렸을때 그랬는데 엄마랑 다시 한 번 해보자”라고 하는 부모의 공감과 격려가 필요하다.

“학부모 상담을 하면 부모님들이 ‘내가 아이를 몰랐던 게 아닐까, 아이를 방임한 건 아닐까’ 하며 불안함을 호소한다. 불안한 마음을 갖고 아이를 보면 모든 게 문제로 보일 수밖에 없다. 부모의 불안은 아이에게도 전해진다. 집에서만이라도 마음이 편안하도록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면 좋겠다.”

김완수 대표는 아이들이 부모나 교사에게 지적을 받을 때 ‘내가 문제구나’가 아닌 ‘내가 문제 상황에 놓여 있구나’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와 나를 분리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 내가 지금 힘든 게 잘못된 것이 아니기에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의 고민을 말하고 자신을 표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팬데믹 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고 왔다. 특히 뇌가 한창 발달하는 아동·청소년기에 팬데믹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가는 더욱 중요하다. 이 시기의 두뇌는 정보를 스펀지처럼 빠르게 흡수하며 놀라운 성장과 유연성을 보이지만 그만큼 스트레스나 환경적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쉽다. 따라서 양육자의 관심과 더불어 신체·정서·인지 뇌가 통합적으로 발달할 수 있도록 세밀한 관찰과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


글. 브레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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