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 연구 리뷰
"홍익인간 교육이념의 새로운 가치 해석에 대한 연구"
- [출처] 뇌교육연구, 2015년, 제16권 | 저자: 김태석, 신혜숙
K-드라마, K-팝, K-푸드, K-무비, K-뷰티에 이어 최근 K-방역에 이르기까지 한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끝을 모르고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양한 영역의 문화산업 경쟁력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가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질문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체성, 더 정확히는 대한민국을 있게 한 한민족의 정체성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자료들이 많지 않아 보인다. K-방역의 성공을 분석하는 해외 기사들 속에서 한국은 아직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과 유교정신이 살아있는 아시아의 한 국가로 비춰지기도 한다.
문명의 대전환을 맞이한 지금 우리가 가진 무엇이 인류 사회에 기여할 가치 있는 자산인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최근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안전 사이에서 갈등하는 유럽과 미국의 혼란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와는 반대로 강력한 전체주의 국가권력으로 개인의 인권을 억압하고 있는 중국이 국제사회에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려에 공감하면서, 개인의 행복 추구권과 공동체의 번영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가치체계가 필요함을 느낀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부설 뇌교육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뇌교육연구> 16호에 실린 <홍익인간 교육이념의 새로운 가치 해석에 대한 연구>는 그런 맥락에서 새롭게 읽어볼 만하다.
이 논문은 홍익인간의 철학이 한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이념이자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으로 정신문화의 뿌리가 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교육활동의 준거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고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탐구하고 있다.
#1 홍익인간 이념이 왜 교육현장에서 기본원리로서 의미를 잃게 되었는가?
이 논문의 저자가 서두에 던지는 질문이다. 그는 선행연구들을 분석하면서 ‘홍익인간이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古記에서 인용한 것‘이라는 교육계의 비판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홍익인간 이념이 실천적인 가치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현재의 시각과 관점을 기반으로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효용성 있는 이념으로 해석하고자 했다.
홍익인간 건국이념과 홍익인간 교육이념을 주제로 다룬 선행연구들에서 제시된 홍익인간 이념의 가치는 인본주의, 행복, 이타주의 등의 개인적 가치와 조화, 남북통일, 공동체 행복, 평등 등의 사회적 가치로 범주화되었다.
저자는 선행연구들이 개인적 차원에서의 가치와 사회 전체 차원의 가치가 통합되어 홍익인간상으로 구현될 수 있는 원리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이 논문에서는 인본주의 심리학과 인간발달이론을 적용하여 홍익인간 이념의 새로운 해석적 모델을 제시했다. 그리고 인간이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했다.
이 논문에서 그 과학적 근거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이론,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 콜버그의 도덕발달이론 등의 인본주의 심리학이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김태식은 이후에 발행된 뇌교육 박사 학위 논문에서 심리학은 인간의 의식과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면서도 객관적인 증거와 과학적인 검증을 기반으로 전개되는 현대 학문의 특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인본주의 심리학은 인간을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존재로 접근하기 때문에 인간 의식의 성장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데 적합하다는 것이다 .
#2 인간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저자는 선행연구를 통해 홍익인간 이념의 가치를 개인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로 범주화하고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각 범주의 핵심가치로 ‘행복’과 ‘공영共榮’을 선정했다. 그리고 행복의 가치는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이론으로 인간 의식 수준의 성장 가능성을, 공영의 가치는 인지발달이론으로 인식 범위의 확장 가능성을 설명한다.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이론은 행동과학에서 인간의 동기를 설명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신체적인 욕구, 안전에 대한 욕구,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 자존감에 대한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발전해간다. 저자는 이 욕구들을 감각적 측면, 감정적 측면, 정신적 측면, 확장된 정신적 측면으로 재분류했다.
인간은 감각적 욕구에서 자아실현의 욕구로의 발전하면서 행복의 대상이 감각적인 영역에서 감정적인 영역을 거쳐 정신적인 영역으로 변화가 나타나며, 마지막 단계에서 개인 차원에 머물던 행복이 세상으로까지 확대된다는 것이다. 이 마지막 단계가 홍익인간 이념에서 이야기하는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차원이 된다.
피아제와 콜버그 등의 인지발달이론은 인간의 의식 범위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사회 중심적 사고로 발전해간다는 과학적 토대가 될 수 있다. 인지발달이론들에 따르면 의식의 범위가 자아 중심적인 단계에서 직접적인 교류 대상 차원의 단계를 거쳐 전체 집단 차원의 단계로 발달한다.
의식이 확장됨에 따라 점차 공동체의 번영이 개인의 행복의 기반으로 인식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인지발달의 단계가 높아짐에 따라 개인적 차원에서 벗어나 점진적으로 전체 차원에서 사고할 수 있고, 전체 차원의 가치를 추구할 가능성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논문에서 사용된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이론이나 인지발달이론들에 대해 물론 한계점에 대한 비판들도 있다. 그러나 홍익인간 이념을 현대화하여 이해도를 높이고 이후 이 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교육적 방안을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Box]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는?
세계 최초로 뇌교육을 학문화하고 세계화하는 글로벌 비전으로 설립된 전문대학원. 미래를 선도할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올해 신설된 통합헬스케어학과를 비롯해 뇌교육학과, 상담심리학과, 국학과, 지구경영학과, 동양학과, 융합생명과학과 등 총 7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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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지인 국제뇌교육협회 국제협력팀장 | 자료출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