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세계 뇌주간을 맞이하여 지난 18~20일까지 서울을 포함한 전국 9곳(아주대, KAIST, 포항공대, 한림대, 충북대, 전북대, 전남대, 경상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여 뇌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었다. 세계 뇌주간 행사는 뇌의 중요성을 일반인들에게도 쉽게 알리기 위해 1992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래, 현재 전세계 57개국에서 매년 3월 셋째 주에 동시 진행되고 있는 행사다.
한국 뇌학회를 포함한 국내 4개 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한국과학문화재단과 4개의 뇌관련 사업단이 후원한 올해 우리나라의 뇌주간 행사는 전국의 뇌과학 관련 교수 30여 명이 참여하여 ‘기억상실과 치매’, ‘게임중독, 그것을 알고 싶다!’, ‘즐거운 뇌, 슬픈 뇌’, ‘두뇌와의 교신은 가능한가?’, ‘뇌와 성’, ‘생각하는 뇌를 사진 찍으면’, ‘기억과 학습’ 등 다양한 주제로 대중들에게 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장이 되었다.
특히 금년 행사는 부모와 함께한 어린이에서부터 선생님의 권유로 참석한 중ㆍ고등학생들과 뇌에 관심 있는 폭넓은 대중이 참석해 뇌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졌음을 시사하였다.
간략하게 지난 20일에 열린 서울대 문화관 강연만 살펴보면, KIST 신희섭 교수는 ‘유전학을 이용한 뇌기능 연구’라는 주제를 발표하면서 인터넷에 자주 등장하는 ‘개벽이’라는 강아지의 이미지를 자료로 인용해 동물의 뇌가 인간의 뇌 연구에 도움이 되는 이유에 대해 재미있고 유쾌하게 설명하여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고려대 나흥식 교수는 ‘우리 몸의 파수꾼’이라는 주제로 통증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면서 “촉각, 청각, 시각, 미각 등의 감각이 평소보다 강하게 자극될 때 뇌는 이 강한 자극을 통증으로 인식하는 것”이라며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한 반드시 필요한 감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의대 권준수 교수는 ‘정신질환의 이해와 극복’이라는 주제로 정신질환을 가졌던 고흐와 버지니아 울프 등 여러 천재들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정신질환 또한 다른 일반질환들과 같은 뇌의 질환일 뿐이라 강조했다. 2박 3일간 전국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특별히 참석자 전원에게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뇌모형을 나누어 주어 일반인들이 뇌의 구조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국내 뇌주간 행사는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3번째를 맞는다.
글·사진│안정희 ajhee@powerbra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