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등학생은 장애에 따른 차별, 중학생은 외모, 고등학생은 학업성적에 따른 차별을 가장 심각한 것으로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원장 노혁)은 전국 초등학교(4학년~6학년), 중학교(1학년~3학년), 고등학교(1학년~3학년)에 재학 중인 청소년 총 10,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청소년 차별실태 연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 청소년들이 인지하는 우리 사회 차별 문제의 심각성(차별 유형별 평균점수)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에서 학업성적(4점 척도 중 2.67), 외모 (2.67), 장애2.56) 학력/학벌(2.56)에 따른 차별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초등학생이 생각하는 차별문제는 장애(2.23), 외모(2.18), 학업성적(2.04) 순이었다. 중학생은 외모(2.76), 학업성적(2.75), 장애(2.26), 학력/학벌(2.64)가 뒤를 이었다. 대학 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고등학생의 경우 학업성적(3.08), 학력/학벌(2.98), 외모(2.95)를 주로 꼽았다.
▲ 청소년들의 차별 피해 실태(전체 응답자 기준, %)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력·외모지상주의의 심각성을 청소년들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의 차별 피해 경험 실태 조사에서는 학업성적, 나이, 성별, 외모 순으로 차별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17.9%가 학업성적에 따른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나이에 따른 차별(13.6%), 성별에 따른 차별(12.3%), 외모에 따른 차별(10.7%)보다 봎았다.
특히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학업성적을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청소년의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피해 경험자의 비율이 4.7%에 불과하나, 중·고등학생의 경우 해당 비율이 각각 18.3%, 27.5%로 증가했다. 고등학생 4명 가운데 적어도 1명은 학업성적을 이유로 차별을 당한 셈이다.
▲ 차별 피해에 대한 피해자들의 생각(피해 경험자 중, %)
피해 청소년 대다수는 자신의 피해 사실이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있으나 피해 당시 또는 후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는 않는다. 피해 청소년의 85.4%가 자신의 경험을 부당하고 불합리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려 도움을 청한 경우는 32.3%에 그쳤다. 나머지 67.7%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감추고 문제 해결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 차별 경험 당시 피해자들의 반응(피해 경험자 중, %)
차별을 경험하는 당시에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항한 피해 청소년의 비율은 22.2%에 불과하고, 인내, 무반응, 도피 등과 같은 소극적 방식으로 피해 상황에 대처한 경우는 75.4%에 달했다. 피해 청소년의 대다수가 자신의 피해 상황을 스스로 용인한 셈이다.
차별 피해 후 주변에 도움을 청한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찾은 상담 집단은 가족/친척, 친구/선후배, 학교 관계자 순으로 가족/친척. 친구/선후배에 의존 경향이 학교 관계자(학교 선생님, 학교 사회복지사, 상담 선생님)에 대한 의존 경항보다 3배 높았다.
하지만 피해 상담 후 문제 해결에 구장 도움이 되는 상담 집단은 학교 관계자로 나타났다. 학교 관계자 중 피해 학생에게 구체적인 대처 방법을 알려주거나 가해자에게 직접적인 조치를 취한 경우는 64.7%로 나타났다. 가족/친적은 53.7%, 친구/선후배는 42.2%에 그쳤다.
최정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소년의 차별 피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 관계자뿐만 아니라 가족/친적, 청소년 모두가 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문제 발생 시 적극적으로 행동하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 김민석 인턴 기자 arisoo9909@naver.com
자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