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날 때 필요 이상으로 많은 뇌 신경망을 가지고 태어난다. 지금까지 신경과학자들은 뇌의 구조가 안정화되는 어린 시절 이 신경망들이 정리된다고 믿어왔다.
2017년 1월 5일 사이언스지와 2016년 11월 대뇌피질 연구지에 위와 같은 기존의 연구가 번복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발표되었다. 스탠포드대학 심리학과 칼라니트 그릴 스펙터 교수 연구팀은 미세한 뇌 조직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라고 기능에도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의 신경과학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뇌 신경 조직이 불필요하게 많은 상태에서 적당한 수준으로 변화한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칼라니트 교수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아동의 뇌를 연구하여 새로운 결과를 얻었다.
그릴 스펙터 교수는 "아동의 뇌를 연구하기 시작한 지 아직 10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아동의 뇌는 어른의 뇌를 축소시켜 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연령대의 뇌에 관해 밝혀야 할 기초적인 사실들이 무수히 많다”고 이야기 했다.
그릴 스펙터 연구팀은 뇌에서 다른 사물로부터 얼굴을 분리해 인식하는 부분을 연구했다. ‘대뇌피질’지에서 연구팀은 얼굴을 인식하는 뇌의 부분이 아주 독특한 세포 구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어른이 되면서 얼굴 인식 능력이 향상할수록 뇌의 미시구조가 변한다는 것을 ‘사이언스’지에서 밝혔다.
그릴 스펙터 교수 연구팀의 제시 고메즈 선임연구원은 "뇌 조직이 확산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세포가 천천히 줄어든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반대되는 현상을 목격했다. 뇌가 가지치기를 한 후에도 자라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시적 뇌 변화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얼굴과 장소를 인식하는 뇌의 영역을 연구했다. 성인의 뇌에서 이 두 영역은 아주 가까이 있지만 가시적으로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고메즈 선임연구원은 “성인 뇌를 가로질러 걸어가면서 세포를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이 두영역은 완전히 다른 동네를 걷는 것과 같습니다.”며 “이 두 영역의 생김새와 구조는 완전히 다릅니다.”라고 말했다.
MRI(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로 볼 수 없는 부분을 위해 스탠포드 연구팀은 독일 율리히의 신경과학 의학 연구소와 함께 죽은 뇌 조직을 연구했다. 몇 년의 연구 끝에 합동 연구팀은 살아있는 뇌 조직과 죽은 뇌 조직을 비교해 얼굴과 장소를 인식하는 부분에서 차이점을 발견했다.
‘대뇌피질’지의 공동 주 저자인 스탠포드 사회과학 연구원 케빈 와이너는 “뇌과학에서는 살아있는 뇌의 세포 구조를 그린다는 목표가 있는데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뇌의 인접 영역들
이 연구는 성인 뇌에서 두 영역이 다르다는 것을 밝혔지만 그릴 스펙터 교수는 얼굴 인식 능력이 성인이 될수록 증가하기 때문에 아동 뇌에서의 해당 영역 구조에 집중했다. 뇌의 발달에 따라 어떻게 이 두 가지 능력이 발달하는지 증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새로운 이미지 기술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만 5세에서 12세의 아동 22명과 만 22세에서 28세 어른 25명의 뇌를 두 가지 종류의 MRI를 활용해 스캔했다. 뇌 활성화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fMRI와 뇌수 대비 뇌 세포의 비율을 측정하는 qMRI를 활용해 나이가 들면서 긴 뉴런을 감싸는 지방 절연체의 변화를 촬영하였고 특히 처음으로 세포체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측정, 연구했다.
연구팀은 이 두 영역의 뇌 활성화 변화 외에도 qMRI 촬영결과 얼굴 영역의 특정 세포가 자랐다는 것을 증명했다. 궁극적으로 이 결과는 성인 뇌에서 얼굴과 장소 영역의 세포 차이를 입증한다. 더욱이 세포 성분이 뇌 활성과 얼굴 인식 영역의 기능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아직 이 변화의 연관관계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차후 연구
비슷한 얼굴과 장소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중요하지만 연구주제로는 굉장히 독특한 영역이다. 그릴 스펙터 교수는 이 영역이 5세 아동에서부터 모든 사람의 뇌에서 관찰될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연구가 가능한 중요한 영역이라고 설파했다. 더불어 성인 인구의 2% 정도가 안면인식에 대한 어려움과 심하면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미있는 연구이기도 하다.
또, 뇌에서 얼굴 인식 영역을 포함하고 있는 방추형 뇌회전 구조는 인간과 침팬지류(고릴라, 침팬지, 보노보, 오랑우탄)만이 갖고 있다.
그릴 스펙터 교수는 “5년~10년 전에 생체실험으로 조직 세포를 측정할 수 있었다 해도 믿지 못햇을 것이다”라며 “이 실험은 실제 뇌 조직의 변화가 인간의 성장과정 내내 일어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글. 한유경 기자/ earthheroe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