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최근 드러난 초등생 살해사건과 가족살해 사건에 관해 "가족을 소유물로 여기는 심리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부모와 자녀에게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고,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26일 밝혔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부모가 초등생을 살해하고 시체를 훼손하여 냉장고에 보관한 사건에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이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가장이 부인과 자식들을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터지면서 또 다시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며 " 이 사건은 가족이라는 틀이 더 이상 안전한 기지가 아니라 범죄의 현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가정 내에서 아동학대와 친족살인 같은 심각한 범죄가 일어나는 심리적인 이유로 우선 "폭력적인 가정에서의 분노 조절의 문제, 장기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실직 상태, 알코올 관련 문제, 학교 부적응의 문제, 경제적인 어려움 등의 문제들을 적절한 시기에 해결하지 못한 데 있을 것으로 보이며, 가족을 소유물로 여기는 심리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로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에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가정 내의 심각한 범죄 사건이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며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부모와 자녀에게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며,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와 자식은 사랑한다는 명분으로 내 방식대로 때리거나 너무 과잉보호를 하거나 또는 나의 꿈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고 또한 자녀를 엄격히 훈육한다는 것과 학대한다는 것이 명백히 다름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 내게는 훈육인 것이 자식에게는 학대와 폭력이 되고 그것이 쌓여 정서적 문제를 유발하고 또다른 아동폭력을 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자식의 경우도 나의 생각과 꿈이 부모에게서 강요 받은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으며, 또한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며 결혼 후에는 부모에게 달려가서 시시콜콜 상의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학신경정신의학회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내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고 자식조차도 짐이 되는 현실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는 이렇게 자식조차 부담스러운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하며 개인은 아무리 어려워도 자식에게 화풀이 하지 않고 사랑으로 책임을 지는 최소한의 인간성을 회복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