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
그의 별은 특별하다. 죽은 듯 하나의 점으로 멈춰져 있지 않다.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구름과 대기 또한 역동적인 삶의 흐름을 보여주려는 듯 격렬하게 소용돌이친다.
캔버스를 물들인 짙은 코발트 빛, 그 밤하늘이 주는 정적감이 별의 동적인 움직임과 묘하게 어울린다. 마치 무한한 우주의 음양(陰陽) 이치를 압축해 한 화폭에 담아놓은 것만 같다. 이래서 역시 거장의 손길은 다르다고 한 것일까.
▲ 반 고흐의 작품 <밀집모자를 쓴 모습의 자화상>
한국인이 사랑하는 아티스트 반 고흐의 작품을 디지털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반 고흐: 10년의 기록 展’이 10월 18일부터 2015년 2월 8일까지 4개월간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별이 빛나는 밤> <활짝 핀 아몬드 나무> 등 반 고흐의 대표적 명작을 포함해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 총 250여 점의 회화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반 고흐 전시회는 기존의 평면적인 전시와는 달리 디지털이라는 매개체로 그의 작품을 선보인다. 원화에 가장 근접한 이미지 작업을 통해 작품의 종류와 수량의 한계를 없앴다. 특히 모션 그래픽이 가미된 회화 이미지를 관람객의 전면, 후면, 측면 등의 방면에서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어 강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
▲ 지난달 18일 개막한 '반 고흐: 10년의 기록 展’이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2015년 2월 8일까지 4개월간 열린다.
빈센트 반 고흐(Vicent van Gogh, 1853~1890)는 선명한 색채와 정서적인 감화로 20세기 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다. 하지만 당대에는 그 능력을 인정받지 못해 단 한 장의 그림밖에 팔지 못한 불운의 화가이기도 하다.
그는 동생 테오의 권유로 운명처럼 화가의 길을 선택한 후 정신 질환을 앓으면서 권총 자살을 감행하기 전까지 10년간 드로잉과 스케치를 포함해 약 2,000여 점의 걸작을 남겼다. 살아생전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1901년 3월 17일 파리에서 71점가량의 작품이 전시된 후 그의 사후 명성은 급속도로 커졌다.
불과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강렬한 색채, 거친 붓 놀림, 뚜렷한 윤곽과 형태를 통해 현대 미술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전통적인 회화와 첨단 기술력이 어우러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반 고흐의 깊은 내면을 느낄 수 있다.
▲ 관람객들이 의자에 앉아서 반 고흐의 작품 <종달새가 있는 밀밭>을 감상하고 있다
전시관은 진로 모색기(1881~1883), 예술가로서 첫걸음을 내딛던 농민 화가 시절(1883~1885), 어두운 화풍에서 밝은 화풍으로 변화하던 시기(1886~1888), 프랑스 남부 그리고 요양원에 있던 시절(1888~1889), 빈센트의 마지막 시기(1890) 등 총 5개 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관은 디지털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1층 공간,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반 고흐: 위대한 유산’ 하이라이트를 감상할 수 있는 2층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15분 분량의 영상을 통해 짧고도 강렬했던 반 고흐의 37년 인생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MBC와 서울신문이 주최, 애니플러스, 아이오케이컴퍼니, 리틀다빈치가 주관한다.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vangogh2014.co.kr) 또는 전화(1588-4909)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 이효선 기자 sunnim03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