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지났다. 갓 돋아나기 시작한 새싹이나 봄바람은 반갑지만, 각종 봄철 증후군이라는 불청객도 함께 찾아오기 마련.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저학년 초등학생과 예민한 학생들은 복통, 두통 등을 동반한 ‘신학기 증후군’에 시달리고, 봄을 맞아 새집으로 이사를 한 가족들은 피부가 가렵거나 따가운 ‘새집증후군’을 호소하기도 한다. 따뜻한 봄바람에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쏟아지는 ‘춘곤증’ 또한 대표적인 봄철 증후군의 하나다.

봄철 증후군 증상을 이겨내고 건강한 봄맞이를 할 수 있도록 청심국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규박 전문의가 ‘각종 증후군 별 증상 및 해결법’을 소개한다.

방치는 금물! 신학기 증후군

개학과 동시에 머리가 지끈거린다거나 배가 아프다며 학교에 안 가려 하는 자녀가 있다면 ‘신학기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신학기 증후군은 새 학기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껴 두통이나 복통, 수면장애, 이상행동 등을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평소 주의력결핍 행동과다장애(ADHD)나 틱장애가 있던 아동들은 새로운 환경으로 느끼는 정서적 불안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증상이 더욱 악화할 수 있어 부모님과 선생님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신학기 증후군을 이겨내고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개학 후 일주일이 중요하다. 아이가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일주일 내에 생활 및 학습 패턴을 ‘학기 중’으로 맞춰주면 도움된다.

방학 동안 아이들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들었다면, 햇빛을 이용해 깨우면 일어나기 쉬워진다. 아침에는 식사를 거르지 않게 해 뇌를 활성화한다. 학교생활에 맞춰 학습 패턴을 바로잡아 주기 위해서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학습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 등을 잘 챙겨주어 실수를 미리 방지하는 것이 좋다.

ADHD나 틱장애 증상이 더욱 악화한 것 같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 및 약물/비약물 치료를 받도록 한다.

새집증후군, 이사 전 미리 예방하면 좋아

봄에 이사 계획 중인 사람이 많다. 하지만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면 설렘도 잠시, 전에는 없었던 두통이나 피부염, 눈병, 호흡기 질환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이런 증상을 두고 ‘새집증후군’이라 부르는데, 집 지을 때 사용하는 건축마감재 등에서 각종 유해물질이 나와 각종 유해물질이 우리 몸을 자극해 생긴다. 사람마다 증상과 그 심각성이 다르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새집증후군은 예방할 수 있다. 이사하기 전, 보일러를 고온으로 해 실내 온도를 높인 뒤 환기를 시키면 벽지나 바닥재, 가구 등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빠진다. 피톤치드도 새집증후군 퇴치에 효과적이다. 피톤치드는 소나무, 편백나무 등 침엽수림에서 추출해낸 성분으로 집안 곳곳과 가구 등에 뿌려주면 새집에 잔류하고 있는 유해물질 제거에 도움된다.

춘곤증에는 가벼운 운동과 아침 식사가 효과적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몸이 피곤하고 오후만 되면 졸음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봄이 되면서 겨우내 줄었던 신진대사활동이 활발해지는데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피로증상으로 ‘춘곤증’이라 부른다.

춘곤증을 줄이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영양 보충이 중요하다. 겨울철에 움츠러들었던 근육이 갑자기 활동하면 몸에 무리가 와 춘곤증을 느낄 수 있다. 과격한 운동보다는 적당히 땀을 흘릴 수 있는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하여 몸을 풀어준다.

채소와 과일 섭취도 춘곤증 예방에 도움된다. 봄철에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비타민 요구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피로회복에 필요한 비타민 C와 비타민 B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과일로는 딸기, 키위, 바나나 등이 있고 채소류는 냉이와 쑥 같은 봄나물이 있다.

청심국제병원 이규박 전문의는 “신학기 증후군이나 춘곤증 등은 스트레스 해소가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며 “신학기 증후군을 보이는 아이는 관심과 격려를 보내 정서적 안정감을 되찾아 주고, 춘곤증을 겪는 성인은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챙긴다면 증상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