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연구팀이 뇌 속 신호 흐름을 조절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이는 자폐증, 조현병 등 다양한 정신질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성과다.
우리 뇌의 신경세포들은 '시냅스'라는 연결부위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DGIST 뇌과학과 고재원 교수와 엄지원 교수 연구팀은 이 시냅스에서 신호 강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단백질을 발견했다.
▲ (왼쪽부터) DGIST 고재원 교수, 김현호 박사, 엄지원 교수 [사진=DGIST]
연구팀이 밝혀낸 핵심은 'MDGA2'라는 단백질이 뇌 신호를 강화하는 'EphB2' 단백질과 경쟁하면서 신호 흐름에 브레이크를 건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두 단백질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정밀하게 분석했다.
이번 발견의 가장 큰 의의는 특정 뇌 영역만 선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정밀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다.
▲ MDGA2 단백질이 EphB2-ephrinB 신호체계를 교란하여 흥분성 시냅스 내 NMDA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기능을 저해하는 분자 모델 [사진=DGIST]
고재원 교수는 "MDGA2 단백질은 자폐스펙트럼 장애 등 다양한 뇌발달질환과 연관성이 높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정신질환 치료제는 뇌 전체의 신호를 억제하거나 촉진해 부작용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문제가 있는 특정 뇌 회로만 정밀하게 조절하는 '스마트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프로그레스 인 뉴로바이올로지'에 2025년 5월 1일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