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억과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해마 내 신경세포를 파괴해, 완치 후에도 머리가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Brain fog)나 불안, 초조함과 같은 정서장애 후유증의 원인 임이 밝혀졌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이성중 교수팀(신경면역네트워크연구실)이 코로나바이러스19에 노출된 환자의 인지장애(집중력 및 기억력 감퇴) 및 정서장애(불안, 초조)의 원인이 코로나바이러스19의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 S1 protein)’에 의한 해마 내 신경세포의 사멸 때문이란 사실을 밝혀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약 15-20% 내외의 코로나19 감염환자들이 인지 및 정서장애 등의 ‘정신적 후유증’을 경험하고 완치 후에도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들은 코로나바이러스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코로나19 환자에서 관찰되는 정신적 후유증의 원인으로 주목하고, 스파이크 단백질과 정신적 후유증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스파이크 단백질을 실험용 마우스의 뇌 해마영역에 직접 투여하고 행동실험을 진행하였을 때, 인지능력이 감소하고 불안증세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 코로나바이러스-19 스파이크 단백질을 뇌내 투여 후 발생하는 정신적 후유증과 발생기전 (사진출처=서울대학교)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 스파이크 단백질을 주입받은 쥐의 뇌를 조직학적 측면에서 조사한 결과, 해마영역의 신경세포 수가 크게 감소하였고, 신경교세포 (neuroglia)가 활성화 되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스파이크 단백질에 의해 활성화된 신경교세포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1베타 (Interleukin-1β)의 발현 및 분비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들은 추가 연구를 통해 인터루킨-1베타에 대한 항체가 해마신경세포의 사멸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스파이크 단백질에 의한 해마신경세포의 사멸은 신경교세포에서 분비된 인터루킨-1베타가 관여한다는 중요한 결과를 도출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바이러스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뇌내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신경교세포의 면역반응을 유도해서 신경세포의 사멸 및 정신적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는데 의의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이성중 교수는 "본 연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남을 커다란 상흔(傷痕)에 대한 새로운 치료표적을 제시함과 동시에 향후 치료법 개발에 대한 기틀을 닦는 매우 중요한 연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 김효정 기자 needhj@naver.com | 사진 및 자료출처=서울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