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철분 분포 분석으로 파킨슨병 진단 정확도 높였다

뇌 속 철분 분포 분석으로 파킨슨병 진단 정확도 높였다

양산부산대병원-UNIST 연구팀, 파킨슨병 진단 정확도 높인 연구결과 국제학술지 'Radiology' 게재

양산부산대병원 신경과 이재혁 교수, UNIST(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형준 교수, 이한솔 박사 연구팀이 중뇌 흑질의 철분 분포를 자화율 자기공명영상(susceptibility MRI) 기법들로 획득한 후 흑질의 세부 부위별로 비교 분석해 파킨슨병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영상의학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학술지 'Radiology (영향력 지수: 11.105)'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 (왼쪽부터) 양산부산대병원 이재혁교수, UNIST 조형준 교수, 이한솔 박사 (사진출처=양산부산대병원)

파킨슨병은 뇌간의 중앙에 존재하는 뇌흑질의 도파민계 신경이 파괴됨으로써 움직임에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그런데 파킨슨병은 확진할 수 있는 검사가 따로 없고, 전문의의 진찰 소견이 가장 중요한 진단법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뇌 PET 촬영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번 연구결과가 앞으로 파킨슨병 진단과 추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병리 소견 중 하나가 중뇌 흑질의 과도한 철분 침착이다. 뇌 속의 철분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MRI기법에는 정량적 자화율 매핑(quantitative susceptibility mapping)과 R2 매핑이 대표적이며, 최근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이 기법들을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중뇌 흑질은 자기적 성질을 가진 철분, 뉴로멜라닌, 수초화된 신경섬유다발들이 세부 영역마다 다르게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철분은 외부의 자기장과 같은 방향으로 자성(상자성)을 띠지만 수초화된 신경섬유다발은 자기장과 반대 방향으로 자성(반자성)을 띠는 성질이 있다. 정량적 자화율 매핑 기법은 R2 매핑 기법과 달리 반자성 물질이 함께 분포할 경우 상자성인 철분의 자화율이 감소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증된 사후 뇌조직(흑질)에서 수초화된 신경섬유다발이 많을수록 정량적 자화율 매핑과 R2 매핑 간의 상관성이 낮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분석할 영역의 조직학적 분포와 MRI 기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 MRI 연구들은 이와 같은 흑질의 영역별 조직학적 특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중뇌 흑질의 각 영역마다 R2 매핑과 정량적 자화율 매핑 기법의 진단적 가치가 달라짐을 확인하고, 파킨슨병과 정상군의 감별력이 높은 영역을 선택해 이들을 결합할 경우 파킨슨병 진단 정확도가 향상됨을 입증하였다. 

연구를 주도한 이재혁·조형준 교수, 이한솔 박사 연구팀은 “중뇌 흑질을 조직학적 특징에 따라 세분화하고, 자화율 MRI 기법들을 상호보완적으로 분석한다면 파킨슨병의 진단과 추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인 인공신경망을 도입해 파킨슨병 영상진단 시스템 고도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 김효정 기자 needhj@naver.com | 사진 및 자료출처 = 양산부산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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