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구자욱 책임연구원, 주빛나 학생연구원, 이석원 선임연구원
한국뇌연구원(KBRI, 원장 서판길)은 구자욱·이석원 박사 연구팀이 새로운 환경에서의 공포기억 재발에 대뇌 후두정피질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후두정피질은 뇌의 뒤쪽 정수리에 있는 두정엽의 일부로, 공간적 추론이나 의사결정 판단 등 고위뇌인지 기능에 관여한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Molecular Brain’ 2월호에 게재되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심각한 사고, 폭력 등을 경험한 이후에도 반복적인 고통을 느끼는 증상이다. 환자들은 처음 사건 발생 장소와 비슷한 곳에만 가더라도 트라우마가 재발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고통을 겪는다.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등 국가적 재난을 겪은 생존자들이 이제 새로운 배를 못 탄다거나 다른 지역의 지하철조차 타기를 꺼리게 되는 것도 그 예이다. 이렇게 또 다른 장소에서의 공포기억이 재발하는 데 후두정피질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한국뇌연구원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본 연구에서 공포기억은 청각자극과 전기충격을 동시에 줌으로써 생성된 연합기억으로, 종소리를 들려주며 음식을 같이 주었던 ‘파블로프의 개’와 같은 조건화학습 기억이다. 연구팀은 실험용 마우스에게 특정 소리를 들려준 뒤 전기충격을 함께 줌으로써 청각공포기억을 형성한 후, 새로운 환경에서도 같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 후두정피질 억제에 의한 환경 특이적 공포기억 재발 억제효과 결과
그 결과,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은 마우스는 두 장소 모두 똑같은 공포반응을 보였지만, 약물을 처리하거나 빛을 쬐어 후두정피질의 활성을 억제한 마우스는 새로운 환경에서 공포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단, 기존 장소에서 공포기억이 재발하는 것은 억제할 수 없었다.
낯선 환경에서 공포기억이 재발하는 데에는 후두정피질의 활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이는 지각·생각·기억 등 고등 인지기능을 수행하는 대뇌피질 중에서도 후두정피질 영역이 공간추론 및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뇌연구원 구자욱·이석원 박사는 "그동안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던 후두정피질의 역할을 새로이 규명하였다"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나 공포증 환자의 공포기억 재발을 막는 치료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한국뇌연구원은 2016년 대뇌피질융합사업연구단을 발족하여 대뇌 후두정피질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사회성 및 인지행동과 관련된 동물모델 연구를 지속하여 2026년까지 후두정피질 중심의 ‘행동-활성 뇌지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 브레인 편집부 | 자료= 한국뇌연구원 www.kb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