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 공포기억, 시각자극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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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뇌 회로 발견

브레인 74호
2019년 02월 23일 (토)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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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뇌 회로 발견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신희섭 단장 연구팀이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일명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심리치료 요법의 효과를 세계 최초로 동물실험으로 입증하고 관련된 새로운 뇌 회로를 발견하였다. PTSD는 단 한 번의 트라우마로부터 발생하기도 하며, 반면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약물치료와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고통스러웠던 상황의 기억으로 인해 공포반응을 보이는 생쥐에게 좌우로 반복해서 움직이는 빛 자극(양측성 자극)을 주었을 때, 행동이 얼어붙는 공포반응이 빠르게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생쥐에게 제시한 기법은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 PTSD 치료에 사용되는 심리치료 요법 중 하나로 환자가 공포기억을 회상하는 동안 눈동자를 좌우로 움직이게 만드는 시각적 운동을 동반해 정신적 외상을 치료한다.

시간이 지난 후나 다른 장소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경우에도 공포 반응이 재발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뇌 영역 중 공포기억과 반응에 관여하는 새로운 뇌 신경회로도 발견하였다. 행동관찰 실험, 신경생리학 기법 등을 통해 공포반응 감소 효과는 시각적 자극을 받아들인 상구(안구운동과 주위집중 담당)에서 시작해 중앙 내측 시상핵(공포기억 억제 관여)을 거쳐 편도체(공포 반응 작용)에 도달하는 신경회로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IBS(원장 김두철)는 이번 연구 성과가 세계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고 밝혔다.


양측성 자극을 사용한 공포기억 반응-감소의 원리

경험적 치료법 EMDR, 동물실험으로 첫 과학적 원리 입증 성과

이번 연구는 경험적으로만 확인된 심리치료 기법 효과를 동물실험으로 입증함으로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법의 과학적 원리를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정신과에서 활용되는 심리치료법의 효과를 동물실험으로 재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포기억을 회상하는 동안 좌우로 움직이는 빛이나 소리 등이 반복되면 정신적 외상이 효과적으로 치료된다는 사실은 기존에도 보고된 바 있었으나 원리를 알 수 없어 도외시되는 경우가 있었다.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단 한 번의 트라우마로 발생하지만 약물과 심리치료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공포기억 억제 회로를 조절하는 약물이나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에 집중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쉽게 치료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장서연 기자 | 자료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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