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기억력 훈련으로 학습형 두뇌 만들수 있다
기억력은 사람의 인지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새로운 정보를 배우는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억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뇌영역은 어디 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기억력을 향상 시켜 학습형 두뇌를 만들 수 있을까요?
▲ 청소년기 두뇌훈련으로 학습형 두뇌를 만들 수 있다.
1953년 헨리 몰래슨은 하트포트 병원의 신경외과의사인 윌리엄 스코빌의 집도하에 수술을 받게 됩니다. 몰래슨은 내측측두엽에 문제가 있었으므로, 스코빌은 내측측두엽의 수술적인 절제를 제안하였습니다. 수술 후 몰래슨은 기존의 병세가 호전되었지만 '순행성 기억 상실'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순행성 기억상실이란 뇌가 손상되기 전에 일어났던 사건을 기억할 수 있지만 손상 이후 접한 새로운 정보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내측측두엽이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고 저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기억력은 내측측두엽에만 연관이 있을까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억력은 단순히 내측측두엽의 기능에만 연관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영역을 기반으로 한 많은 뇌영역들 간의 네트워크에 더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즉, 기억력은 뇌영역의 크기나, 선천적인 천재성이 아닌 훈련을 통해 향상 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최근 3월 신경과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인 뉴런에 발표된 논문을 살펴보면 실험 참가자들은 6주간의 훈련을 통해 기억력이 향상되었으며, 이 효과는 4달이 지나도 지속되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당 논문은 fMRI 분석을 통해 기억력 훈련을 통해 측두엽을 포함한 네트워크 간의 연결성이 더욱 강화되는 것을 검증하였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훈련을 통해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효과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변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유지 된다는 것을 확인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기억력이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필요한 지능을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 Gf)이라고 합니다. 유동성 지능은 다양한 인지활동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학습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즉, 유동성 지능은 학습능력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유동성 지능이 단기기억과 유사한 신경 네트워크 패턴을 보이며, 2008년 PNAS에서 발표된 논문에서는 단기기억 훈련을 통해 유동지능을 향상 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단기기억의 네트워크를 강화 시킬 수 있다면 학습에 필요한 유동지능 역시 향상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기억력은 선천적으로 고정된 능력이 아니라 후천적인 훈련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를 통해 학습효과도 증진 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기억력 훈련만으로는 학업성적을 향상 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업과 기억력 훈련을 병행한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글. 한국뇌과학연구원 강호중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