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패턴으로 인간의 행동 뒤에 숨겨진 동기를 밝혀내다

뇌 패턴으로 인간의 행동 뒤에 숨겨진 동기를 밝혀내다

[브레인뉴스 43]

인간은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그 행동을 하는 동기는 전혀 다를 수 있다. 현대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동기는 직접 관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동기'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같은 행위를 하더라도 그 행위를 이끌어낸 동기가 어떻게 다른 지 구분할 수 있다는 논문이 나와 눈길을 끈다. 

▲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뇌의 기능적 연결구조가 인간 행동에 숨겨진 의도를 밝혀낸다'는 논문이 게재되었다.

스위스 취리히대학 소속 국제 공동연구팀의 논문 '뇌의 기능적 연결구조가 인간 행동에 숨겨진 의도를 밝혀낸다(The brain functional network architecture reveals human motives)'가 4일 발행된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되었다.

이번 논문은 사람들이 남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helping behavior)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들의 신호 패턴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타인을 돕는 행동이지만, 그 행동 이면에 숨겨진 '동기'를 구별해낼 수 있게 되었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스위스 성인 여성 3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뇌 활성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를 활용했다. 도움을 주는 같은 행동이지만 이때 다른 동기를 유발할 수 있도록 '공감 조건'과 '상호성 조건'이 주어지도록 하고 이때마다 fMRI 화면을 통해 뇌를 촬영했다. 

연구팀은 도움을 주는 행동에 관여하는 뇌 영역은 여러 부위인데, 이들 부위 사이에 서로 신호를 주고 받는 방식이 도움을 주는 '동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로 다른 뇌 영역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분석하는 통계모형인 DCM(Dynamic Casual Modeling) 기법을 이용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연구에 네 번째 저자로 이름을 올린 부산대학교 설선혜 교수(심리학과)는 "학계 최초로 뇌 연결성 패턴을 통해 사회적 행동의 숨겨진 동기를 읽어내고 예측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며 "인간의 이타적 동기와 신경학적 기반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인간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과 답을 찾는 새로운 틀을 제안한 연구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글.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이미지.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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