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기억제조공장] 해마

뇌2003년5월호
2010년 12월 22일 (수)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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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야 할 것을 잊지 못하는 사람과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어버리는 사람은 누가 더 불행할까? 영화 ‘메멘토’에서는 10분 이상 기억을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의 삶을 통해 인간의 기억이 얼마나 불확실하고 부정확한 것인지를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인간의 가장 오래된 뇌의 영역이자 감정과 기억을 관장하는 대뇌변연계 안쪽에 위치한 해마는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뇌 과학자들에 따르면 해마 자체가 기억을 저장하는 장소는 아니지만,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데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고 한다. 해마는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을 때 그것을 임시로 저장해 두었다가 선별하여 장기 기억장소로 보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편도가 감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억을 저장하고 반응하는 것과는 구별되는 영역이다. 따라서 해마의 능력을 잘만 개발하면 짧은 순간에 많은 정보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비상한 기억력의 소유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해마는 입체적인 공간과 연상 가능한 이미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개입될 때 더 많이 자극된다고 한다. 생애 ‘첫’이란 접두사로 기억되는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이 그 감미로운 떨림과 미세한 심장의 박동, 골목 어귀의 아슴푸레한 어둠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흘러도 생생하게 재생되는 것은 그만큼 해마에 깊이 각인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리라.


글│전채연
missingmuse@powerbr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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