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높이는 아주 사소한 방법 10가지

삶의 질을 높이는 아주 사소한 방법 10가지

* bad to good, good to great

브레인 22호
2012년 04월 17일 (화)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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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50가지 방법을 커버스토리로 다룬 적이 있다. 이 방법들의 요지는 작은 것을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인생을 위대하게 만드는 첫걸음이라는 것. 큰 변화를 시도하면 실패 확률만 높아진다. 작고 사소한 것,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변화시켜나가는 것이 삶의 질을 개선하는 쉽고도 단순한 방법이다.


1 작고 사소한 본질에 집중하기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하느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요.” 우리는 어느 때보다 개인의 행복이 절대적인 가치 기준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이 어느 때 가장 행복한지 끊임없이 탐구하는 습관은 삶의 질을 높이는 제대로 된 방법이기도 하다. 문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해지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 하여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번다.

열심히 돈을 버는 데 몰두한 나머지 행복을 누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할 만큼. 행복해지는 것,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관련해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게 있다. 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해질 수 있는데도 저 멀리에 있는 ‘행복의 이미지’를 붙들고 현재를 저당 잡혀 산다는 것.

《4시간》의 저자 티모시 페리스는 말한다. 은퇴 후로 삶을 집행유예하는 삶을 그만두고 현시점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사람이 되라고. 충분하다고 생각할 만큼 돈을 많이 번 후에 행복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해지라고. 물론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충만한 현재를 온전히 누리며 살기 위해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버틀런트 러셀은 《행복의 정복》에서 “행복은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것이 아니며, 끊임없이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행복해지기 위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돈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

행복은 일상에서 느껴지는 만족감, 돈독한 인간관계, 건강 등에서 비롯되는데, 이런 것들은 소유보다는 인간 존재와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생에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너무 열심히 살지는 말자. 대신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들에 더 많이 집중하자.   


2 사소한 습관을 매일 실천하기 

실제로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하루 15분의 햇볕 쬐기, 30분의 걷기, 한두 사람과의 끈끈한 인간관계, 소소한 취미 생활에 몰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필수 항목이다. 큰 결심이나 결정적인 동기, 일생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한 계기는 필요 없다.

초콜릿 복근을 만들기 위해 거창한 프로젝트를 세우는 대신 매일 근육 운동량을 조금씩 늘려가면 된다. 일생에 걸쳐 대단한 작품을 쓰겠다는 야심에 불타기보다 오늘 하루 한 페이지의 원고를 쓰자는 말이다.

언젠가 하리라고 마음먹고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일들이 있다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한 습관의 목록을 작성해보자.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 행복의 실마리가 숨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3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가정하기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대 졸업식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지난 33년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묻곤 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그래도 오늘 하려던 일을 하고 싶을까?’ ‘아니요’라는 대답이 며칠 동안 계속되면 뭔가 변화가 필요한 때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 그동안 쌓아온 일에 대한 자부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진정 원하는 것을 여전히 시도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죽음’ 앞에서는 다 떨어져나가고, 오직 진실로 중요한 것만 남는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게 하는 강력한 주문이다. 더 늦기 전에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 진정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진심으로 행복한지 자문해보자. ‘아니요’라는 대답에 기꺼이 변화를 줄 수 있게 된다면 그때부터 삶은 충분히 살 만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4 자신을 돌보는 내밀한 시간 갖기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내고, 지극한 사랑과 존경심으로 스스로를 대한다. 왜냐하면 나는 나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영화배우 우피 골드버그가 한 말이다. 어린 시절 숨바꼭질을 하며 숨어들었던 다락방을 기억하는지. 잡동사니 가득한 넓지도 쾌적하지도 않은 공간.

그 공간이 주는 위안은 켜켜이 내려앉은 추억 속에서도 아련하게 빛난다. 하루 24시간, 나 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해, 직장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에너지를 쏟다 보면 때로는 탈진할 지경에 이른다. 바쁜 일상에 몸과 마음이 지칠 때면 아무도 모르게 스며들 수 있는 ‘숨어 있기 좋은 방’이 절실하다.

가끔은 오로지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많이도 필요 없다. 일주일에 단 하루, 혹은 하루에 20~30분 정도. 손톱 손질을 받거나, 공원을 산책하거나, 책을 읽거나, 카페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거나.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상관없다. 그것이 자신을 돌보는 일이라면.


5 합리적인 소비 패턴에 대한 나만의 정의 내리기 

필요한 물건을 정해진 예산 범위 내에서 구입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달리 정의해보는 건 어떨까. 한 노부부는 은퇴 후 소득이 줄었음에도 일 년에 3~4개월은 여행을 다닌다. 주변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돈으로 그렇게 자주 여행을 다니는지 궁금해 한다.

그들이 소득도 재산도 변변찮은 상태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은 합리적인 소비에 대한 나름의 정의가 있었기 때문. 가치관과 취향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은 각자 다를 것이다. 가장 행복지수를 높이는 영역에 집중적으로 지출하고, 그 외 부분에서는 부족함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참는 것이 그들이 내린 합리적인 소비의 색다른 정의였다.

소비 패턴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나서 맨 먼저 한 것은 자동차 유지비와 관리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지하철역에서 2분 거리의 소형 빌라로 이사한 것. 옷이나 내구재도 거의 구입하지 않았다. 집을 꾸미느라 이것저것 사들이지도 않는다.

도배는 6년째, 싱크대는 10년 전 그대로다. 그렇게 알뜰하게 절약한 돈으로 둘만의 여행을 즐긴다. 소득이 줄었다고 행복마저 줄일 필요는 없는 법이다.   


6 소소하고 사소한 일탈에 익숙해지기

‘벚꽃이 지려 하는데 그리운 내 님은 언제 오시려나요?’ 진해에 있는 친구에게서 살가운 문자가 왔다. 밀려 있는 원고에, 절대 미룰 수 없는 스케줄까지, 사실을 말하면 도저히 시간을 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답이 없다. 그래서 무작정 떠났다.

솔직히 말하면 일상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반발심도 적잖이 작용했다. 일에 둘러싸여 꽉 막힌 나 자신에게 인생을 누릴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평생 잊지 못할 진해의 밤바다를, 안민고개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의 향연을, 광안리의 태평한 오후 풍경을 가슴 가득 담아올 수 있었다.

이번 여행으로 크게 깨달은 것 하나! 내가 없다고 지구가 멈추지는 않더라. 소설가 신경숙은 새 소설을 쓰기 전에 반드시 제주도에 간다고 한다. 전화조차 끊긴 그곳에서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면서 온전히 자신을 비우는 시간을 갖는다고.

그렇게 완전히 비워내야 비로소 새 이야기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템플 스테이든 제주 올레길이든 상관없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에너지가 고갈될 때,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을 때, 아무도 당신을 모르는 곳으로, 가장 소소하고 사소한 일탈을 시도해보자.


7 한두 사람과 끈끈한 인간관계 맺기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한두 사람과 끈끈한 인간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인 남녀 8백14명의 삶을 70여 년간 연구한 하버드대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행복의 조건》에서 “65세까지 충만한 삶을 살았던 연구 대상자들 중 93%는 어린 시절 형제자매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지를 결정짓는 것은 뛰어난 지적 능력이나 계급이 아니라 인간관계”라고 강조했다. 인맥은 삭막한 현대사회에서 외로움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가늘고 질긴 끈이다.

평생을 함께할 인맥을 만드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 두고 사귈 벗을 만들어나가는 일은 일생을 두고 충분히 공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다.


8 자기 자신에게 키다리 아저씨 되기 

경제는 어렵고 돈 나갈 데는 많다. 그러다 보니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지출. 일상적으로 반드시 들어가는 지출 말고 따로 떼어놓지 않으면 계속 미루게 되는 개인적인 욕구를 위해 저축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한 달에 다만 얼마라도 자기 자신을 후원한다는 의미로 저축을 시작해보자.

비상시를 대비해서도 좋고, 꼭 사고 싶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도 좋다. 격려나 위로, 칭찬 같은 무형의 것들로 자존감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는, 그리고 손에 잡히는 물질적인 에너지를 스스로에게 쓰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매달 차곡차곡 쌓이는 금액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든든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9 문화 예술과 창작 활동 향유하기 

문화 예술은 인간의 영혼을 고상하게 만들고 깊은 행복감을 준다. 문화 예술을 즐기고 스스로 창작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 꽤 괜찮은 방법이다. 문화 예술을 향유한다고 해서 세기의 작품을 집필하거나 대단한 퍼포먼스를 연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작은 단순하게! 음악인 이적은 단문 블로그 트위터에 40자 소설을 연재하고 있고, 지인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시를 적어 보내는 시인도 있다. 세 줄로 된 짧은 시, 하이쿠도 좋다. 일상에서 눈에 들어오는 사소한 것들에 눈과 귀를 여는 것만으로도 영혼을 살찌우는 야무진 문화 생활, 창작 활동이 가능하다.


10 나누는 삶 생활화하기 

“Happy Birthday, 하음아! 일 년 동안 하루 1만원씩 모아 하음이의 생일에 친구 한 명에게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수술을 돕고 있잖아. 이번 생일에 네 번째 친구를 만날 거야.” 딸의 생일에 맞춰 청각장애 아동에게 수술비를 지원하는 탤런트 정혜영.

션과 정혜영 커플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난 후에 훨씬 더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선행과 사랑을 실천하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유형의 셀러브리티가 되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선행이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처럼 지구를 구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마존의 눈물을 닦아줄 수도, 빙하가 녹는 속도를 늦출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삶이 곧 선행인 이 부부의 봉사와 나눔이 심드렁하고 회의적인 우리의 마음에 작은 온기를 불어넣어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1달러의 깨달음 운동이든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장기 기증 서약이든 월드비전의 해외 아동 후원이든 상관없다.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고자 하는 사람은 이미 풍요로운 삶을 선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글·전채연 ccyy74@brainmedia.co.kr
일러스트레이션·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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