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다중지능 그리고 EQ
인간의 두뇌 능력은 어느 선까지 평가할 수 있을까? IQ 검사는 왜 최근 들어 학교에서 필수적으로 실시하지 않을까. 영재들의 IQ 지수가 생각보다 크게 높지 않은 것은 왜일까? 사람을 잘 사귀는 것도 머리가 좋은 걸까? 운동을 하는 것과 지능은 관계가 있을까? 인간의 두뇌 능력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 변화를 통해 그 흐름을 짚어보자.
20세기 대표 지수 IQ
20세기를 대표하는 지능검사는 바로 IQintelligence quotient다. 기억력, 계산력, 추리력, 이해력, 언어능력 등을 측정하는 검사 방법으로 평균 수치는 100 정도다. 일반적으로 IQ가 높은 사람은 공부를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학계 이론에 따르면 115~125의 IQ가 최적 지능지수로 우수한 능력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재미난 것은 IQ 검사의 효시는 정규 학교에서 정상아와 지체아를 구별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 이후 보완 작업을 거쳐 대표적인 지능검사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에는 IQ로 다양한 인간 두뇌 능력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많아 효용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다중지능(MQ), 사람 잘 사귀는 것, 신체 능력도 두뇌 능력
1980년대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교육심리학과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지능을 ‘문화 속에서 가치가 부여된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과물을 창출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지능이 높은 아동은 모든 영역에서 우수하다는 종래의 획일주의적인 지능관을 비판하면서, ‘인간의 지적 능력이 서로 독립적이며 상이한 여러 유형의 능력으로 구성된다’는 ‘다중지능(MI: Multiple Intelligence)’ 이론을 발표했다.
그는 기존의 문화가 지능을 너무 좁게 해석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일반 지능과 같은 단일한 능력이 아니라 다각도의 여러 능력이 인간의 지능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능력들의 상대적 중요성은 동일하다고 가정했다.
다중지능은 언어, 논리 수학, 공간, 신체 운동, 음악, 인간 친화, 자기 성찰, 자연으로 나눈 8가지 지적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로 독립적이기 때문에 한 영역의 지능이 높다고 해서 다른 영역의 지능이 높을 것으로 예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느 특정 지능의 우수성을 논할 수 없고 서로 동등하다고 보고 있다. IQ를 넘어 부각된 다중지능 이론에 대한 교육적 관심은 인간 두뇌 능력의 다양성과 복합성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
인간의 감성에 중점을 둔 EQ
EQ는 다니엘 골먼의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란 책을 통해 한국 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감성 지수 EQ는 미국 예일 대학교 심리학 교수 피터 샐로베이Peter Salovey와 뉴햄프셔 대학교 심리학 교수 존 D. 메이어John D. Mayer가 이론화한 개념이다.
감성 지수 또는 감정적 지능 지수라고도 한다. 재미나게도 EQ는 기업 경영과 리더십 분야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디지털 기술에 인간적 감성을 결합한 시대에 접어들면서 부각된 측면과 기업 리더십에 있어 인재 양성과 구성원 간 인간적 교류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기업 교육에 있어 크게 대두된 바 있다.
EQ의 내용을 보면 스스로 감정 상태를 자각하고 존중하는 것,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 갈등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고 격려하는 것, 집단 속에서 조화를 유지하는 것 등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는 동시에 타인에 대한 공감적인 이해를 나타낸다.
인성 교육 차원에서도 감성 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감정 조절과 대응’이란 특정 영역에 국한되어 다른 영역의 능력에 대해 간과한 측면도 있다. 한편 EQ의 등장은 물질 만능 시대에 대한 반대급부로 인간적 감성이 다시금 부각된 시대적 흐름이 반영된 부분도 존재한다.
글·장래혁 editor@brai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