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의 자살을 막음으로 암세포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원인이 유전자 조절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임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산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 6월 2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연구는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허강민 교수의 주도 아래 장태준 박사과정 연구원, 김진만, 박종선 교수가 참여했다.
암세포는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세포가 죽지 않게 하는 유전자 조절 단백질인 NF-κB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백질에 세포 내의 신호 전달에서 스위치 역할을 하는 ‘인산기’가 붙으면 세포사멸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고 떨어지면 작동을 멈추는데, 이처럼 활성화와 비활성화를 반복하면서 세포 성장과 사멸이 적정 수준으로 조절된다.
연구팀은 암세포에서 NF-κB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원인으로 단백질 PHF20이 NF-κB와 결합하여, NF-κB에 붙어 있는 인산기를 떼어내는 역할을 하는 탈인산화효소(PP2A)가 NF-κB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기 때문임을 알아냈다.
NF-κB에 인산기가 계속 붙어 있음으로써, 세포 자살을 막는 유전자를 계속해서 자극해 결과적으로 암세포의 자살이 둔화되고, 성장과 전이가 촉진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뇌암이 진행될수록 PHF20은 많이 만들어지고, 인산기가 붙어서 활성화된 NF-κB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뇌암 진행정도에 따른 생물학적 표지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항암제 개발에 있어서 PHF20와 NF-κB의 결합을 조절하는 물질이 새로운 타겟물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허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암세포 성장 생리를 이해하고 향후 이를 이용한 암세포에서 특이적인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방식의 항암제 개발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글. 이효선 기자 sunnim03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