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활동 저해해 치매 부르는 단백질 기전 밝혀졌다

뇌 활동 저해해 치매 부르는 단백질 기전 밝혀졌다

KIST·포스텍·성균관대 공동연구팀, 뇌 활동을 저해하는 단백질의 기전 규명

우리나라 연구팀이 치매 발병 원인을 밝혀냈다.

알파시뉴클린이라는 뇌신경세포 단백질의 성질이 변하면 치매가 발병한다. 전체 치매환자 중 약 30%가 알파시뉴클린 성질 변화로 발병한다. 우리나라 연구팀이 이 단백질의 활동 기전을 밝혀냈다.

알파시뉴클린은 건강한 뇌세포에서는 뇌의 활성을 도와주는 이로운 물질이다. 하지만 자기들끼리 서로 엉키면 치명적인 독소로 변해 치매, 파킨슨병 등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이 독소체가 뇌세포 활동에 어떠한 방법으로 해를 끼쳐 치매를 일으키는지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테라그노시스연구단 신연균 교수, 포스텍 시스템생명공학부 이남기 교수, 성균관대 유전공학과 권대혁 교수는 공동연구팀을 이뤄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는 하나의 포낭 주머니가 세포막에 융합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첨단 단분자 융합 연구방법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알파시뉴클린이 뇌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인 시냅스에 관여해 치매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파시뉴클린 응집독소체가 시냅스의 신경전달물질 분비 수준을 낮추어 인지 활동과 기억을 저해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기 위해서는 저장공간인 포낭 주머니가 뇌세포막에 융합해야 한다. 여기에는 스내어(SNARE)라는 단백질이 개개의 포낭을 세포막에 융합시키고 그 융합과정을 조정하게 된다. 공동연구팀은 이때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를 단계별로 분리해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포낭이 뇌세포막에 융합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상태에서 알파시뉴클린은 스내어 단백질을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여러 개가 엉켜 독소로 탈바꿈하면 스내어 단백질에 들러붙어 이들의 세포막 융합 활성을 무력화시키거나 여러 개의 포낭 주머니들을 응집하게 하여 시냅스로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급격히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시냅스의 신경전달 기능을 약화시키고 뇌의 기억 및 인지 활동의 약화를 가져오게 된다.

KIST 신연균 교수는 "이번 발견은 치매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며 "치매 유발의 또 하나의 중요 인자인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라는 단백질 또한 비슷한 메커니즘을 통해 치매를 유발할 것으로 보이며, 스내어 단백질의 무력화가 대다수의 치매 발병의 근본적 원인 중의 하나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KIST 및 교과부,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19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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