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영 KAIST 교수 / 국제뇌과학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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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미네이터>, <A.I>의 주인공과 같은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인간과 함께 살아가게 될 날이 올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뇌공학자 이수영 박사는 인간과 같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능의 뇌정보처리 시스템 인공지능을 연구해 왔다.
이번 국제뇌과학심포지엄 기조강연에서 이수영 박사는 과학기술부 지원으로 2001년 8월부터 2004년 5월까지 70여 명의 교수들이 진행해 온 뇌신경정보학 연구개발과정을 보고했다. 인간과 같이 보고, 듣고, 행동하는 기능의 뇌정보처리 시스템 개발은 한국 뇌연구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뇌신경정보학을 연구하게 된 것은 1997년부터이다. 과학기술부에서 뇌연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기획 단계를 거쳐 ‘Brain tech21’이라는 프로그램을 공고했고 98년 5월에는 세계 유일의 뇌연구촉진법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Brain tech21’ 프로젝트를 이끈 한국과학기술원 뇌과학연구센터 소장이기도 한 이 박사는 프로젝트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민했다고.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인력과 예산으로 새로운 기술을 먼저 개발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한몫했다. 30여 명의 교수들이 다섯 달 동안 뇌에 대한 연구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난상 토론을 벌인 결과 뇌에 대한 이해, 뇌 질환 치료, 뇌 정보 처리를 이용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뇌공학, 이 세 가지에 관한 연구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에 합의했다. 3년 정도 기반을 구성하는 시간을 가졌고, 현재는 기반을 발전시켜 나가는 시점이다. 이 단계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그 기능을 응용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고.
미국에 비해 백분의 일, 일본에 비해 십분의 일에 해당하는 인력과 예산으로, 1위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과학기술의 세계에서 이수영 박사가 제안한 연구 전략은 학제간 연구 협동과정(Multi-disciplinary Team)을 꾸리는 것. 즉 물리학자, 생물학자, 공학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 학자들이 머리를 모으는 공동 연구 전략이다.
협동 과정 연구팀의 구성원에게 던져진 첫 번째 질문은 ‘뇌 기능은 무엇이냐?’였다. 각자 다 다른 답이었으나 합의된 결론은 인간은 보고, 듣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재라는 점이었다.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 중 인공 지능에 적용하기 위한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감각은 청각이다. 예를 들어 1초에 10번 냄새 맡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즉 후각은 시청각에 비해 정보량이 떨어진다. 그리고 시각과 청각 중에서도 인간과 인공지능의 정보 교환의 방법으로 청각이 훨씬 유리하다. 시각의 경우,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수화를 하지 않는 한 비주얼로 정보를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최근, 말하는 사람에 관계없이 여러 사람의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화자 독립형’ 음성인식 반도체 칩을 개발한 연구 성과는 이런 맥락에 닿아 있다.
글 | 곽문주 joojoo@powerbrain.co.kr 사진 | 김경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