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희귀한 '유전자 오타'가 만드는 질병 위험 찾아내는 AI 기술 개발

몸속 희귀한 '유전자 오타'가 만드는 질병 위험 찾아내는 AI 기술 개발

서울대, 희귀 유전변이의 영향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신개념 분석 알고리즘 ‘RareEffect’ 개발

사람의 몸속 유전자(DNA)는 일종의 '인체 설계도'와 같다. 이 설계도에 남들과 다른 글자(변이)가 적혀 있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거나 심장병, 당뇨병 같은 질병에 더 쉽게 걸릴 수 있다. 특히 아주 소수의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희귀 유전변이'는 단백질 기능을 크게 바꾸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곤 한다.

하지만 희귀 유전변이는 갖고 있는 사람이 너무 적어, 그동안 과학자들이 각 변이가 질병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계산하기 어려웠다. 기존 방식은 유전자 안의 여러 변이를 한꺼번에 묶어서 뭉뚱그려 분석했기 때문에, 각 변이가 병을 키우는 것인지 오히려 막아주는 것인지 구별하기 힘들었다.
 

▲ RareEffect는 유전자 수준의 정보를 이용해 개별 희귀변이의 영향을 안정적으로 추정하고, 이를 희귀변이 기반 유전점수로 통합한다. [그림=서울대]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이승근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희귀 유전변이 하나하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계산해 주는 인공지능(AI) 기반 통계 분석 기술인 ‘RareEffect(레어 이펙트)’를 개발했다.

'RareEffect'는 먼저 유전자 전체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 뒤, 이를 바탕으로 개별 희귀변이가 질병 위험을 얼마나 높이거나 낮추는지 안정적으로 추정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약 39만 명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해 당뇨병, 암, 콜레스테롤 수치 등 100가지 신체 특성과 질병을 분석한 결과, 'RareEffect'는 기존 분석 기술들보다 희귀변이의 영향을 훨씬 더 정확하게 예측해 냈다.

특히 기존의 흔한 유전변이 중심 예측 검사에서 찾아내지 못했던 '고위험군 환자(질병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은 사람)'를 콕 집어 선별해 내는 데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기존 유전자 검사에 이번에 개발한 'RareEffect' 분석 방식을 함께 활용하면 질병 예측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승근 서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구체적인 역할을 알기 힘들었던 개별 희귀 유전변이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와 방향을 정밀하게 알아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며 "향후 개인별 질병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맞춤형 의료(정밀의료)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울대 연구진이 소수의 희귀 유전변이가 가진 유전적 신호를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수학적·통계적 알고리즘을 최적화하여 개발한 성과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 기술을 신장 질환, 심장 질환 등 다양한 장기의 희귀 질환 예측 연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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