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총장 김동원)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김희남 교수 연구팀이 장내 세균 손상으로 인해 대사 질환 발생이 증가하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BioMed Central이 발행하는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Microbiome’ 에 지난 7일 게재됐다.
▲ 고려대 김희남 교수(교신저자), 한유민 박사과정생(제1저자) [사진=고려대학교]
손상된 장내 세균(마이크로바이옴)은 현대사회의 증가하는 비만, 대사 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인체의 장내 세균은 항생제로 인해 수세대를 거쳐 손상을 입어왔다.
다만 항생제가 장내 세균에 구체적으로 어떤 손상을 남기는지, 그 결과 만성질환이 어떻게 발현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은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장내 핵심 유익균인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가 항생제에 노출되면 생존을 위해 돌연변이를 얻을 수 있으며, 이때 항생제 내성이 생겨 생존하더라도, 숙주에게 제공하던 본연의 유익한 기능이 상실됨을 발견했다.
▲ 항생제가 숙주(인간)의 비만 및 대사 질환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키는 기전 [사진=고려대학교]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돌연변이를 획득한 균을 주입한 쥐가 야생형 균을 주입한 쥐에 비해 대사질환에 훨씬 더 취약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항생제가 장내 핵심 세균의 유익한 기능을 저해하여 숙주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기전이 최초로 밝혀진 것이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변이된 아커만시아 균주가 미국, 유럽, 동아시아(한국, 일본, 중국)를 포함한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는 아커만시아 변이주가 만성질환의 세계적인 유행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 아커만시아 변이주를 활용한 비만 및 대사 질환의 진단 및 치료 개념도 [사진=고려대학교]
연구를 주도한 김희남 교수는 “우리는 모두 자신의 간, 신장을 관리하듯이 장내 세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이 연구를 활용해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며, 이미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아커만시아의 돌연변이를 제거하는 치료법이 가까운 미래에 개발되어 적용된다면 효과적인 관리와 치료가 가능해질 것” 라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