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은 단백질이나 오메가3 지방산 등이 풍부하지만, 일부 생선의 경우 수은과 같은 중금속이 함유돼 있어 먹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성균관대학교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박진성 교수 연구팀은 고려대 나성수 교수, 금오공대 류준석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세계 최초 DNA 염기서열을 최적화하고 이중 커피링 농축 기술을 이용하여 식품 속 독성 중금속(수은) 이온의 초고민감도 검출에 성공하였다.
커피링(coffee ring)은 커피를 테이블에 흘리면 가장 자리에 커피가루가 진하게 남는 현상으로 커피 방울의 가장자리와 안쪽의 증발속도 차이로 인해 입자들이 가장자리로 농축되어 나타난다.
수은은 아말감 합금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물질이나, 인체에 노출되면 중추신경계 마비와 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독성 물질이다.
수은은 특히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현상이나 발전소 등에서 배출된 증기가 비를 통해 이동하며 해양 생태계에 축적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참치와 같은 어류에서 수은 농도가 높게 나타날 수 있고 이를 섭취한 인간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로 인해식품 속 수은 함유량을 정확히 검출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공동연구팀은 기존의 DNA 기반 수은 이온 검출 센서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법을 도입했다. 기존 센서들은 DNA 염기서열을 티민으로만 구성해 수은 이온과의 결합 효율을 높이려 했으나, 오히려 DNA 간의 반발력이 크게 작용해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수은 이온과 결합 효율이 우수한 DNA 염기서열을 최적화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PCR-melting curve를 사용하여 DNA와 수은 이온 간의 결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열을 선정하는 데 성공했다.
▲ 본 센서 기판의 최적화 과정과 이를 이용한 참치 속 수은 이온의 검출 메커니즘 모식도 (성균관대 제공)
또한, 연구팀은 이중 커피링 효과를 적용해 센서의 민감도를 크게 향상했다. 커피링 효과를 응용해 수은 이온과 최적화된 DNA가 센서의 가장자리로 농축되도록 함으로써 결합 효율을 더욱 높였다.
연구팀은 최적화된 SERS 센서를 이용해 증류수에서는 극저농도인 208.7fM (femto molar, 10-15 M) 농도까지 검출하였고, 실제 수돗물과 식수에서는 각각 553.2fM, 950.2fM까지 검출했다.
또한 참치캔과 참치회 추출물에서는 각각 9.9nM(nano molar, 10-9 M), 79.1nM 농도의 수은을 검출하였다.
성균관대 박진성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센서 기술은 DNA 서열 최적화와 커피링 농축 기술을 결합해 고민감도 SERS 센서의 원천기술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 기술은 앞으로 독성 물질 검출뿐만 아니라, DNA 기반 바이오센서와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분석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게재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