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는 예민하다>는 20여 년간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해온 의사가 쓴 예민한 아이의 유형, 사례, 치료 모음집이다.
사회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특정한 증상을 만들어낸다. 저자가 최근 10년간 진료실에서 만난 아이 중 다수는 특히 ‘불안’을 호소했다. 이 아이들은 매우 예민했는데,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진학 모두를 버거워했다. 무난히 성장기를 통과하는 또래들과 달리 어떤 아이들에게는 삶이 허들 넘기의 연속이다.
저자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데, 첫딸이 ‘초예민’ 유형에 속한다. 이제는 대학생이 되었지만, 까다로운 기질 탓에 성장통을 격렬하게 겪으며 지나왔고, 저자 역시 자책하는 시간이 길었다. 즉 이 책은 예민한 자녀를 둔 엄마로서, 또 진료실에서 비슷한 유형의 아이들을 지켜본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담고 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을 말하자면 이렇다. “예민함은 타고나는 기질이다. 예민한 아이의 성향은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두 가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부모는 내 아이가 잠도 잘 못 자고, 밥도 거의 안 먹고, 울음을 그치지 않고,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혹시 임신 기간에 내가 뭔가 잘못했거나 혹은 양육 방법이 잘못되어서인가 하고 자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민함은 기질일 뿐이다. 그러니 부모 잘못이 아니고, 치료가 필요한 질병도 아니다. 이 점을 마음에 새기고 내 자녀가 예민한지 그렇지 않은지 점검해해 봐야 한다.
저자는 감각, 인지, 감정, 관계 등 4가지로 나누어 예민한 아이들의 특징을 설명한다.
이 책은 예민한 아이가 청소년이 되면 어떤 난관에 부딪히고 어떤 변화를 겪는지 추적한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대개 육아가 처음이라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미래를 낙관적으로만 그리기에는 사회 변화나 영향이 지대하고, 발단 단계에서 양육과 훈육의 때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는 뇌와 마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시냅스 가지치기를 통해 뇌 조직과 신경회로는 더 정교해지지만, 한편 전두엽 기능이 완성되지 않아 불안과 심한 감정 기복을 드러내기도 한다. 아이들은 사춘기 초기까지 예민함이 높아지다가 성인기 초기에 줄어드는 경향이 있고, 주변에서 잘 도와주면 예민함이 빨리 호전되곤 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예민한 아이들을 치료해왔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아이의 예민함을 누그러뜨리는 데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 책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바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자는 것이다. 아이들은 지금 자신이 경험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잘 설명하지 못한다.
이 책은 현실에서 흔히 접하는 예민한 아이들을 유형별로 보여주면서 글마다 실용적인 팁을 제시해 부모가 곧바로 활용해볼 수 있는 실천 지침을 담고 있다. 또 세분화된 유형으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아이들의 거의 모든 특성을 알려준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