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학습, 새로운 교육흐름을 바라보는 눈

뇌와 학습, 새로운 교육흐름을 바라보는 눈

장래혁의 브레인디자인

2011년 04월 12일 (화) 10:11
조회수16316
인쇄 링크복사 작게 크게
복사되었습니다.

‘뇌’가 과학영역을 넘어 교육 분야에서도 깊숙이 들어왔다. 1990년대 들어 선진국들이 앞다투어 21세기를 ‘뇌의 시대(Century of the brain)’라고 부르긴 했지만, 이제는 개인 생활과도 밀접한 용어가 되었다. 21세기를 ‘뇌의 세기'라 부르는 것을 단지 뇌과학 시대를 의미하는 거라 생각하면 큰 오해이다.

사회흐름에 빠른 이들은 언제부터인가 서점에 뇌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유심히 보며 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건강 분야의 핵심 단어가 ‘심장’에서 ‘뇌’로 바뀐 지도 이미 오래다. 자기계발, 인성문제, 집중력, 기억력 등 교육 분야에서도 뇌 관련 학습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기 시작해 자녀의 뇌 상태를 점검하고 상담 받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 멀리 미국에서는 기억력과 집중력 등 인지력 향상을 위한 ‘브레인피트니스’란 새로운 분야가 떠오르고, 휴대폰에 뇌 관련 게임들이 등장하고, 뇌에 좋은 음식들, 두뇌 활용 습관 등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른다. 이쯤 되면 뇌를 21세기의 대표 키워드라고 부르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자기주도적 인재는 두뇌활용습관의 차이

최근 대표적인 인재상으로 주목받는 것이 자기주도적 학습과 인재인데, 이것과 관련해서 참조할 만한 사례가 있다. 2년 전 뇌교육전문지 <브레인>에서는 국내 대표적인 영재고등학교인 한국과학영재고등학교(KSA) 전교생들을 대상으로 영재학생들의 두뇌활용법에 관한 설문을 진행한 바 있었는데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이들에게 공부를 하다 집중이 잘 안 될 때,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고 전환하는 방법이 있는가를 물었을 때 90% 이상의 학생들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뇌상태를 전환하는 방법으로는 1위가 수면을 취해 뇌를 맑은 상태로 바꾼다, 2위가 산책과 명상, 3위가 음악, 4위가 인터넷과 게임, 5위가 운동이었다.

단순하게 보이는 이 설문결과에 바로 자기주도적 학습의 주요요소가 담겨 있다. 이 결과가 흥미로운 것은 바로 거의 대다수의 영재들의 반응인데, 본인들 스스로 자신의 뇌상태를 인식하고 그 상태를 변화시키는 데에 적극적이고 또한 습관화 되어 있다는 점이다.

반면, 많은 대다수 학생들은 본인의 뇌상태의 변화에 집중하지 못한다. 옆에서 보면 너무나 집중이 되지 않는 상태임에도, 정작 본인은 그것을 지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스스로의 상태가 학습에 적합하지 않음을 알고도 영재고 학생들처럼 자신의 환경을 바꾸지 못한다. 본인만의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것은 그 다음 단계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재능이 아니라 훈련의 차이라는 점이다.

자기주도적 학습의 핵심은 이론이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행동과 습관화의 차이이다. 집중력,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인지교육 보다 자신의 상태를 잘 인식하고, 습관을 바꾸는 행동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바로 자기주도적 학습의 요체이다. 인재는 기억력과 집중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이러한 두뇌기능을 스스로 잘 활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이론이 아닌 체험적 방법으로 주로 형성이 된다. 결국 수많은 자기주도적 학습방법 중에서 옥석을 고를 때 대표적인 기준은 바로 이론을 알려주느냐, 실제적인 체험적 방법을 더 알려주느냐에 있다.

교육에 있어 뇌에 대한 근본은 철학과 원리

교육에 있어 뇌를 얘기할 때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뇌’에 대한 본질적 인식이다. 과학과 건강분야와 교육은 다르다. 인체에서 유일하게 정신을 담고 있는 것이 뇌이고, 교육은 철학과 원리가 가장 중요하다. 유엔본부에서의 국제뇌교육컨퍼런스 개최, 뉴욕시 뇌교육의 날 지정 등 국제사회와 선진교육계에서 한국의 뇌교육이 새로운 교육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뇌교육학의 태동은 인류과학의 정점이라는 뇌과학의 발달에 따라 인간 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시대적 흐름 속에 존재하지만, 21세기 뇌의 시대를 맞이해 한국에서 가장 앞서 정립된 뇌교육은 인간 뇌에 대한 깊은 탐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뇌철학, 뇌운영체계에 대한 핵심원리, 실제적인 뇌기능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체험적 교육방법론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면에서 독창적이고 혁신적이다. 즉, 과거 뇌과학의 발달에 따른 교육적 접목에 초점을 맞추었던 서구의 뇌기반교육과는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정립된 뇌교육은 한민족 전통의 인간관을 담고 있는 ‘인간완성’과 ‘홍익인간’ 정신에 그 교육적 근간을 두고 있다. ‘홍익인간’은 교육기본법 제2조에 담긴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이다. 뇌교육을 배우는 학생들이 ‘뇌선언문’을 외치는 것도 바로 이 철학의 중요성에 있다. 자녀의 뇌 속에 숨겨진 무한한 가능성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결국 ‘교육’이란 방법을 통해 구현이 된다. 뇌가 교육분야에 한정되지 않듯, 뇌교육도 결국은 우리의 삶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어 사회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일으켜갈 것이다. 뇌에 대한 수많은 정보의 범람 속에서 부모들의 현명함이 필요한 때이다.

글. 장래혁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뇌칼럼니스트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