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적 공동체로의 전환, 홍익인간(弘益人間) 에서 답 찾아야”

“포용적 공동체로의 전환, 홍익인간(弘益人間) 에서 답 찾아야”

[인터뷰] 김지인 지구경영학 박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총장상 수상

▲ 총장상 수상 지구경영학 박사논문 제목은‘경제적 균등 실현에 관한 연구 ―자유민주주의의 내재적 한계 극복의 관점에서’


Q. 총장상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지도교수님과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박사과정을 마치게 되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았습니다. 상패를 보니 박사학위 수여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지난 시간이 사회에 좋은 열매로 맺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박사논문 제목이 ‘경제적 균등 실현에 관한 연구 ―자유민주주의의 내재적 한계 극복의 관점에서’입니다. 홍익정신에서 현재 지구가 당면한 문제해결의 접근을 모색한 것으로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았다고 있는데, 간략히 설명해 주신다면?

이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포용적인 공동체를 실현하는 문제를 한민족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철학을 토대로 탐색하고 그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했습니다. 

특히 홍익인간의 사상을 근대적 정치이념으로 재해석한 조소앙의 삼균주의(三均主義)와 민세 안재홍의 신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정치이념으로서의 자유민주주의가 이념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한계를 내재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홍익적 공동체로의 전환을 위해 조화와 상생의 관점에서 공감을 기반으로 공공선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나가는 직접적이고 참여적인 형태의 민주주의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가 기초로 하는 개인주의적 인간관으로부터 개전일체(個全一體)의 인간관으로의 전환이 필요한데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할 방안들에 관한 연구는 저의 후속 연구과제로 남겨두었습니다.


Q. ‘지구경영학 박사’입니다. 대중들은 생소할 수 있는데, 지구경영학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지구경영학은 서로 다른 가치의 대립을 통합할 수 있는 공통의 가치, 지구를 중심 가치로 인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적 융합 학문입니다. 

그 시작은 홍익인간의 한민족 국가이념이고요. 인류 사회에 기여할 한민족의 정신문화자산을 기반으로 한 신생 학문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그 내용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지구경영'이라는 개념이 공식화된 것은 2004년 국학원 설립식이었습니다. 당시 국학원을 설립하신 국제뇌교육협회 이승헌 협회장님께서 국학원의 비전을 ‘한민족의 새로운 탄생과 지구경영을 위하여'라고 제시하셨습니다. 

즉 한민족 고유의 평화철학이 지금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열쇠라고 보고 그것을 되살려 이 지구를 위해 공헌하자는 뜻입니다.  

대한민국이 독립하자마자 미국과 소련의 신탁통치하에 남북한이 갈라지고 6.25 전쟁이 일어나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꿈꿨던 대한민국의 비전이 제대로 계승되지 않았는데요. 

당시 조소앙 선생이나 민세 안재홍 선생과 같은 신민족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들이 바로 한 민족의 독립뿐만 아니라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의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근본 철학을 홍익인간의 이념에서 발견했습니다. 

지구경영학은 홍익인간의 국가이념을 현대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지구의 문제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고 행동하는 시민이라는 의미의 지구시민들의 연대로서 지구시민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어져왔지만 ‘학문'의 체계를 갖출 때 시민운동과는 다른 과제가 주어진다고 봅니다. 

바로, 국가라는 20세기의 시스템을 넘어 21세기에 지구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시스템, 경제 시스템, 교육 시스템 등 사회 전반의 변화에 필요한 새로운 인간관의 정립이지요. 

지구경영학은 그동안 20세기까지 인류사회에 경제적 풍요와 지구온난화라는 상반된 결과를 가져온 “호모이코노미쿠스”를 “호모코이그지스턴스(Homo Coexistence)”로 전환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봅니다. 
 

▲ 국제뇌교육협회가 글로벌사이버대학교와 공동 주최한 <2024 지구경영포럼>

Q. 현재 유엔NGO 기구인 국제뇌교육협회에서 국제협력실장을 맡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 10년 넘게 활동하셨는데, 지구경영학 차원에서 뇌교육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뇌교육을 미국에서 처음 접했는데요. 당시 지구시민운동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힐링소사이어티‘ 운동이 일어나고 있던 시점이었습니다. 이승헌 협회장님의 첫 아마존 1위에 올랐던 저서 『힐링소사이어티』가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종교와 국가와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넘어 이 사회를 힐링하고 평화를 실천하자는 운동이었지요. 그런데 이 운동은 기존의 다른 시민운동들과는 달리 “내가 먼저 평화로워지자”라는 개인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뇌교육은 바로, 개인의 내면에서부터 평화를 회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뇌교육의 관점에서 평화롭지 못한 것은 결국 “정보의 충돌”입니다. 

내 안의 상반된 감정의 충돌, 친구와의 생각과 감정의 충돌, 나아가 이념 간, 국가 간, 민족 간, 종교 간 갈등도 모두 정보의 충돌입니다. 

이러한 정보의 충돌이 궁극적으로 해결되려면 ‘정보의 주인은 나’라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야, 그리고 이해하는 과정이 아닌 체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뇌교육의 여러 가지 방법들은 신체, 정서, 인지의 통합적 방법들을 통해 ‘정보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체험을 통해 자각할 수 있게 합니다. 


Q. 작년 중남미 엘살바도르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2011년 유엔을 통해 뇌교육 국제원조가 시작된 국가이고, 이승헌 국제뇌교육협회장님께서 국가 최고상을 받은 나라입니다. 직접 보신 느낌이 어떠셨나요. 

50년대~70년대 우리나라에 미국인들이 방문했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의 반응이 이랬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방문 기간 동안 엘살바도르 교육부에서 엘살바도르 뇌교육협회를 초청해서 주최한 <뇌교육 워크숍>이 열려서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BTS모교로서 해외에서 유명한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서 영어와 일본어 뿐만 아니라 스페인어로도 제공하게 된 <뇌교육 명상> 원격과목, 그리고 한국의 초중고 교사들이 전국적으로 운영하는 뇌교육 명상 동아리 활동도 소개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집중해서 들어 주시고 끝나고 많은 분들이 질문해 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큼 짧은 시간 안에 사회적 안정과 경제발전을 이룬 대한민국과 또 그 대한민국에서 정립된 뇌교육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지난해 11월 중남미 엘살바도르 방문 모습 (사진=국제뇌교육협회)

일정 중에 엘살바도르 뇌교육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된 산살바도르 시의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학교를 방문했는데요. 

교장선생님과 학생들이 아리랑 연주와 노래로 저희를 맞아주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아리랑의 뜻을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소개하고 있고 뇌교육의 핵심 메시지로 소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뇌교육 파일럿 프로젝트가 이 학교의 한 반을 선정해서 진행되었었는데요.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그 반의 담임 선생님이 저희를 맞아주셨습니다. 

이제 교장선생님이 되셔서 13년 동안 꾸준히 학교 전체에서 전 학년에서 뇌교육 활동을 하도록 하시고 또 지역사회에서도 뇌교육의 정신을 알리고 계시다고 합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생들이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것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미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변화된 모습들에 감동을 많이 받으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엘살바도르 국가 차원에서 학생과 교사들의 사회정서적 건강을 증진하는 방안으로 뇌교육을 도입하고 있고, 엘살바도르 뇌교육협회는 엘살바도르를 거점으로 스페인어를 공유하고 있는 주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도 뇌교육을 알리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Q. BTS 모교로 유명한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서 신설된 지구경영 융합전공에서 <지구경영 이해> 첫 전공교과 강의를 맡으셨습니다. 어떤 과목인가요.

글로벌사이버대학교의 지구경영 융합전공은 이론과 실천력을 갖춘 지구시민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구경영 이해>는 이 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이 듣는 첫 전공과목으로, 지구경영의 바탕을 이루는 국학과 K스피릿의 현대적 의미를 되짚어보고 그 관점에서 현재의 경제와 정치를 진단합니다. 
 

▲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서 촬영중인 <지구경영 이해> 전공과목

실제 미국과 엘살바도르, 뉴질랜드에서 뇌교육으로 지구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뇌교육과 지구경영의 관계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과목을 통해서 지금까지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는데, 21세기에 살아 숨 쉬고 있는 한민족의 정신문화 자산을 잘 활용할 때 이러한 노력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근본적으로,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연세대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해외에서의 오랜 경험과 뇌교육 석사, 지구경영학 박사. 이제는 대학에서 지구경영학 강의를 맡았습니다. 앞으로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저의 삶의 화두는 “왜 사람들은 무엇이 옳은지 알면서 그대로 행동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학문은 실제 인간의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은 인간과 인간의 공생,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공생인데요 – 변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힘을 가질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경영 이해> 과목을 통해 지구경영에 대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으면 좋겠고 또 저는 이분들이 실질적으로 지구경영의 리더로서 활동할 수 있는 연대의 기회들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장기적인 비전입니다. 

정리. 브레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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