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기는 쉽고 고칠 수는 없는 치매 예방, 조기교육이 답이다

걸리기는 쉽고 고칠 수는 없는 치매 예방, 조기교육이 답이다

내 맘 뇌 맘

브레인 99호
2023년 07월 19일 (수)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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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 같지 않은 뇌 맘’이라고 느끼신 적이 있나요? 아마 치매가 의심되는 증상을 겪는 분이라면 이 말이 더욱 실감 날 것입니다. 치매는 우리 모두 두려워하는 질병이고,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현재까지는 치료 방법이 없습니다.

걸리기는 쉽고, 고칠 수는 없는 치매. 그렇다면 예방만이 유일한 답이죠. 우리 몸의 다른 기관과 달리 뇌는 늙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잘 관리하지 않아 뇌의 기능이 퇴화할 뿐입니다. 치매 예방, 어렵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뇌를 똑똑하게 관리한다면 치매 걱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굿바이 치매! 
 

▲ 치매예방에도 필요한 조기교육_게티이미지


유일한 방법은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것

세계 곳곳에서 3초에 1명씩 치매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12분마다 1명씩, 하루에 120명, 1년이면 태백시 인구(4만5천 명)만큼 치매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현재 65세 이상 10명 중 1명이, 85세 이상 2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더욱 어두운 전망은 20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치매 환자에게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은 1년에 13조 원에 달한다. 2050년에는 106조로 8배 증가할 전망이다. 1년 예산 중 상당 부분을 오로지 치매 환자에게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치매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사회공동체가 붕괴할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치매는 단순히 개인이 행복할 권리를 상실하는 선에 머물지 않는다. 가정의 갈등을 넘어 국가의 존망까지 걸려 있는 문제이다. 전 세계가 치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까닭이다. 

과학과 의학 분야에서 뇌에 관한 많은 사실이 밝혀지고 있지만 치매 치료의 길은 아직 멀고 아득하다. 그저 진행을 막거나 속도를 늦추는 수준이다. 병이 있으면 약도 있다는 말은 현재 치매에는 통하지 않는 주장이다. 발병해도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치매. 유일한 방법은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 국가의 기존 치매 정책은 치료에 집중했으나, 그 한계를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정책 방향을 예방으로 바꿨다. 치료는 어려워도 예방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 치매에 걸리는 게 아니다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가장 두려움을 느끼는 질병은 무엇인가?’ 
결과는 연령대에 따라 달리 나타났다. 50대 미만은 첫 번째로 암, 두 번째로 치매를 꼽았다. 반면 50대 이상은 치매를 단연 첫손에 꼽았다. 나이에 따라 치매에 대한 인식도 다르게 나타났고, 젊을수록 치매의 안전지대에 있다고 여겼다.  

군부대나 교육기관에서 20, 30대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 강의를 하면 대체로 심드렁한 표정이다. 자신과 무관한 이야기라는 태도다. 그럴 때면 필자는 묻는다.

“치매 하면, 누가 떠오르나요?”
“할아버지요, 할머니요.”
“저는 여러분이 더 걱정됩니다. 여러분의 뇌에는 이미 치매의 씨앗이 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벌써 싹이 터 잎을 매달기 시작했을 거예요.”
일순 주위가 고요해지고 긴장감마저 흐른다. 필자는 사뭇 단호한 어조로 덧붙인다.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리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 뇌를 늙게 만들어 치매에 걸리는 겁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조기 예방 교육이 절실하다

치매는 영어로 'dementia'이다. 어원에 따르면 ‘마음이 흐려진 상태’이다. 곧 뇌의 작동이 원활치 않다는 의미이다. 치매란 마치 뇌가 길을 잃은 것과 같다. 외적 조건과 내적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 이 같은 증세를 보이는 뇌의 상태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긴 세월에 걸쳐 물이 스미듯 조금씩 뇌의 기능이 저하된 것이다. 

따라서 치매 증상이 드러났다면 이미 오래전부터 치매 위험에 노출되어 있던 셈이다. 의학계에서는 60대 치매는 40대에 시작되었다고 판단한다. 필자가 현장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젊은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청소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미 디지털 치매, 영츠하이머 같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청소년들의 뇌 손상이 심각한 상태이다. 더 이상 치매를 나이 탓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치매를 단순히 나이의 잣대로 구분할 수 없는 시대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치매 예방 교육 역시 노년층에 한정시켜선 곤란하다. 오히려 젊은 층을 대상으로 조기 예방 교육이 절실하다.

결국 치매는 뇌를 어떠한 상태로 유지하느냐의 문제이다. 교육을 통해 뇌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방법을 습득해야 치매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치매 예방의 길은 ‘청춘의 뇌’에 달려 있다. 나이가 들어도 활기차고 역동적인 뇌 상태를 지켜나간다면 ‘굿바이 치매’를 선언할 수 있다. 반면 뇌 건강을 훼손하는 환경을 지속한다면 나이와 무관하게 스스로 치매를 불러들이는 셈이다.
 

치매 예방을 위한 조기교육의 두 가지 이점

다른 신체 장기와 달리 뇌는 늙지 않는다. 뇌 스스로 젊음을 유지할 방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뇌 가소성의 원리가 그것이다. 뇌를 훈련하면 할수록 건강한 뇌를 만들 수 있다. 뇌세포는 하루에 수만 개씩 소멸하지만 이는 뇌 전체로 보면 매우 소량이어서 뇌세포의 소멸을 노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

주목할 것은 뉴런의 형태이다. 뇌의 건강은 뉴런의 상태와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다. 뉴런의 나무뿌리와 가지를 닮은 돌기들이 풍성하게 펼쳐져 있다면 원활하게 기능할 것이고, 뿌리가 앙상하고 가지가 마른 듯한 형태라면 기능이 허약해진 것이다. 뉴런은 뇌에 유입되는 정보 자극의 정도에 따라 ‘청춘의 뇌’가 될 수도, ‘노화한 뇌’가 될 수도 있다.

청년들에게 치매 예방 교육을 하면서 든 생각은 이것이 중·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기교육을 통해 ‘잠자는 뇌’를 ‘깨어 있는 뇌’로 변화시켜야 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치매 예방도 가능하다고 본다.  

치매 예방을 위한 조기교육에는 크게 두 가지 이점이 따른다. 
첫째, 부모의 치매 유발 환경을 파악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가정을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 된다. 
둘째, 치매를 불러올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이는 ‘청춘의 뇌’를 유지해 치매에 대한 두려움 없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한다.
치매 없는 세상을 위해 당장 치매 예방 조기교육을 정책화할 것을 제안한다. 

글_김숙희
누리치매예방교육센터 센터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통합헬스케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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