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정의 뇌활용연구실 23편] 명상과 뇌의 나이

[양현정의 뇌활용연구실 23편] 명상과 뇌의 나이

양현정의 뇌활용연구실

명상은 지난 2-30여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과학적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건강관리 측면에서는 질병예방과 치료보완의 목적으로, 또한 일반인의 자기계발 측면에서는 자기 역량 강화의 도구로 널리 사용되어지고 있다. 

아직 이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 중이고 이 분야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뇌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집중, 몰입의 순간에 사람의 뇌는 아주 효율적으로 작용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는 어떤 결과물을 내놓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세상의 모습은 변화하게 된다. 

필자는 뇌의 관리가 정신과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세포 레벨에서 개체 레벨에 걸쳐 연구하는 신경과학자이다. 명상은 뇌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좋은 방법으로 결과적으로 정신과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방법임을 알고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연구를 하면서 이 명상의 과학적 연구분야에 대해서 이 분야의 연구자들 또는 관심 있는 몇몇을 빼고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것을 널리 알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현재 치매유병률이 10%, 즉 65세 이상에서 10명중 1명에 이르고 있고, 이제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에, 뇌의 관리가 너무나 중요한 시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치매나 파킨슨병 등 많은 신경질환들이 노화와 함께 유병률이 증가하는 질환이다. 그렇다면 뇌를 훈련시키는 방법인 명상이 인간의 노화, 특히 뇌의 노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진다. 

2016년 미국 UCLA 의과대학 신경학과와 호주국립대학의 노화건강 및 웰빙 연구센터, 그리고 독일의 예나 대학병원에서, 명상이 뇌의 나이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중년이라는 시기는 특히 노화과정이 두드러지게 관찰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연구에서는 50세 이후의 나이대에 특별한 관심을 두어서 연구가 진행되었고, MRI로 찍은 뇌 사진을 분석해서 뇌의 나이를 계산하도록 개발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연구에서 평균 20년의 명상 경험을 가진 명상자 50명과, 명상의 경험이 없는 일반인 50명의 뇌의 나이가 비교되었다. 양쪽 그룹 모두 실제 나이가 평균 51세였는데, 놀랍게도 뇌의 나이는 명상자 그룹이 일반인 그룹에 비해서 7.5년 더 젊은 상태임을 발견하였다.  

이에 더하여 연구자들은 뇌의 나이가 실제 나이의 증가와 함께 변화하는지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일반인 그룹에서는 뇌의 나이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명상자 그룹에서는, 50세 이후에 1년 실제 나이가 높아진 경우에, 명상자의 뇌는 그들의 실제 나이보다 1개월 22일 더 젊어져 있었다. 

이 발견들은 명상이 뇌의 노화속도를 느리게 하고 노화와 함께 수반되는 뇌의 위축에 대항하여 뇌를 효과적으로 보호함을 시사한다. 정상적인 노화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뇌의 여러 기능 퇴보가 수반되기 때문에 질병예방 뿐만 아니라 더 젊은 뇌를 위해서 명상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연구에는 제한점이 있고 앞으로 남은 과제들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이 연구에 참여한 명상자들은 평균 20년의 명상 경험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이 명상을 시작하기 전인 20년전에 뇌의 상태가 일반인과 같았는 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현재 보이고 있는 두 그룹간의 차이가, 원래 뇌 나이가 또래보다 젊은 사람들이 명상을 수행하게 되는 데에서 오는 차이인지, 아니면 명상을 수행한 결과에서 오는 차이인지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연구에서 우리는 인간의 건강에 중요한 현상적 차이를 관찰하게 되고, 그 다음 순서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이러한 방법에 대해 무작위 배정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근거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연구결과라고 할 수 있고 의미 있는 발견에 대해 큰 박수를 보낸다. 

연구를 통하여, 중년 이후의 나이에서, 명상이 뇌의 노화 속도를 느리게 하여, 명상을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의 나이가 젊어져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명상은 뇌를 훈련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근력을 키우듯이 젊은 시절부터 뇌를 훈련하여 뇌의 나이를 젊게 유지한다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노화와 관련한 질병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명상의 과학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실생활에서 뇌를 관리하는 유용한 방법으로서 활용하여 건강하고 밝고 평화로운 나를 만들어 가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본 칼럼 내용은 유튜브 “신경과학자 Dr. Yang의 명상하는 뇌” 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양현정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통합헬스케어학과 교수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겸임교수

참고문헌
Luders E. et al. Estimating brain age using high-resolution pattern recognition: Younger brains in long-term meditation practitioners. NeuroImage 134 (2016) 508–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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