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직무스트레스, 업무 수행력, 웰빙에 미치는 효과 연구에 뇌교육 도입

[인터뷰] 에리카 크로포드(Ericka Crawford) 박사

브레인 81호
2020년 10월 04일 (일) 20:30
조회수3437
인쇄 링크복사 작게 크게
복사되었습니다.
[집중리포트_ 코로나 팬데믹, 인적자원계발 변화와 뇌교육]
[인터뷰] 에리카 크로포드(Ericka Crawford) 박사

▲ 에리카 크로포드(Ericka Crawford) 박사

지난 40여년 간 미국 내 일부 기업들은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방안을 제공하는 것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접근하여 명상이나 바이오피드백, 요가, 인지 재구조화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시행해왔다. 

2007년 구글의 차드멍탄이 개발한 ‘내면검색’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주의집중력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사내 명상 프로그램이다. 구글 외에도 아도비, 애플, 도이치뱅크, 포드, 제너럴 밀즈, 골드만삭스, 나이키,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의 유수 기업들이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한 대학에서 직장에서의 업무성과 향상에 한국發 뇌교육이 미치는 효과를 연구한 박사 학위논문이 2019년 처음 나왔다. ‘뇌교육이 직장인 스트레스 관리, 업무 수행력, 인간관계, 웰빙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Examining the Effects of Brain Education on Employee Stress Management, Work Performance, Relationships, and Well-being)’ 주제로 한 미국 브랜드맨 대학(캘리포니아주 어바인시) 교육학 조직리더십 분야 박사 학위 논문이다. 

크로포드 박사는 뇌교육 훈련을 경험한 21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질적 연구를 수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직원들의 효과적인 스트레스 관리 능력, 업무 수행력, 인간관계, 웰빙이 향상되었음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현재 마라바이 라이프사이언스社에서 품질경영 분야 부사장으로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을 컨설팅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조직리더십과 교육, 경영 분야에서의 경험을 뇌교육과 접목하여 자신의 코칭 사업을 시작했다.

Q. 서양에서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직원 교육에 명상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실증적 연구도 활발한가?

구글이나 야후 등 사내에 명상과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을 도입한 기업들의 사례들이 자주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운동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과 같은 목적으로, 직원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하지만 최근 직원 건강 증진 목적으로부터 수행력 향상 쪽으로 명상과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인적자원 개발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아쉽게도 명상이나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리고 어떤 이유로 수행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다. 내가 아는 유일한 연구는 애트나(AETNA)라는 의료보험회사에서 발표한 것으로, 직원들에게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1인당 3천달러 가치의 생산성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제 명상이나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들이 인간의 인지, 정서, 행동, 생리적 기능 향상에 미치는 효과가 어떻게, 그리고 왜 업무 성과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들이 많이 나와야 기업교육에 좀 더 적극적으로 명상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크로포드 박사가 지난해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21세기 리더십을 위한 자기성찰지능’을 주제로 열린 뇌교육 심포지엄에 참석해 자신의 연구와 체험을 소개했다.

Q. 마인드풀니스, 명상, 그리고 뇌교육은 서로 어떤 관계인가?

마인드풀니스란 현재에 대한 자각이고, 의식이 과거나 미래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머무르는 상태이다. 또한 그러한 의식의 상태를 만들기 위핸 훈련법을 말하기도 한다. 

뇌교육은 뇌 감각 깨우기, 뇌 유연화하기, 뇌 정화하기, 뇌 통합하기, 뇌 주인되기 등 5단계의 시스템으로 되어 있는데 그 중 1, 2단계가 의식이 현재에 머무르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훈련법들로 이루어져 있다. 

뇌교육에서는 명상, 마인드풀니스, 체조, 놀이 등 다양한 훈련법들을 각 단계의 목표에 맞게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몸에 대한 감각을 깨우고 뇌를 유연하게 하기 위해, 혹은 몸 안에 축적되어 있는 부정적 감정을 자각하고 릴리스하기 위해 스트레칭을 활용할 수 있다. 

뇌교육의 목표는 현재에 의식을 머무르게 하는 것 이상이다. 뇌교육의 목적은 인간의 모든 면을 통합하고 삶의 주인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많은 프로그램들이 현재에 의식이 머무를 수 있는 방법들을 가르치지만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그 다음 단계는 내 삶에서 창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는지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다. 

Q. 당신은 21명의 뇌교육 훈련자들의 인터뷰를 분석하여 뇌교육이 업무 성과에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기술하고 있다. 당신의 연구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나는 뇌교육 훈련을 통한 인간의 기능 향상이 업무성과의 향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2016년에 대런 구드(Darren J. Good) 박사팀에서 개발한 “마인드풀니스와 업무성과를 연결하는 통합적 논리틀(Integrative Framework Relating Mindfulness toWorkplace Outcomes)”을 수정해서 사용했다. 

이 논리틀을 사용해, 일반적인 인간의 기능 향상에 있어 뇌교육이 가져온 긍정적 효과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 결과들을 인지, 정서, 행동, 생리적 기능 영역별로 분류하고, 뇌교육 훈련자들의 체험을 분석하여 이러한 기능 향상이 업무성과 향상에 미치는 효과를 업무수행능력, 인간관계, 웰빙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해서 기술했다. 

Q. 연구방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인터뷰 참여자 사례를 소개한다면?

한 인터뷰 참여자가 뇌교육이 자신의 일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설명한 사례이다. 우선 뇌교육 훈련은 그녀가 감정을 조절하고 정서지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다. 자신이 감정을 좀 더 잘 조절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의 공감능력이 커짐에 따라, 그것은 팀워크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와 팀워크가 향상됨에 따라 그녀는 목표한 시간 내에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사례는 뇌교육 훈련을 통해 자기 성찰 능력이 개발됨에 따라 그것이 어떻게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는 긴 하루를 보내고 스트레스에 쌓여 새벽 3, 4시쯤 집에 돌아오면, 피곤함을 자각하지 못한 채로 두어 시간씩 맥주를 마시거나 TV를 보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뇌교육 훈련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자각할 수 있게 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외부에 있는 무언가로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을 찾는 대신, 조깅을 한다든지 뭔가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과 의사 이야기이다. 이 의사는 뇌교육 훈련을 통해 환자 진료 시의 그녀의 감정을 잘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번아웃은 의사나 간호사와 같은 헬스케어 종사자들에게 중요한 이슈인데, 대부분의 시간을 환자들과 보내기 때문에 그들의 부정적 감정에 쉽게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뇌교육 훈련을 통해 환자에 대한 연민과 공감 능력은 향상시키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 ‘21세기 리더십을 위한 자기성찰지능’세미나

Q.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데 있어 뇌교육의 어떤 점들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인터뷰 참가자들이 가장 자주 언급한 뇌교육의 특징은 ‘몸을 통한 체험적 학습(앎)’이라는 점이다. 나도 동의한다. 체험이 없이 글과 말로 된 강연만 들어서는, 그 강연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지식을 체화할 수 없다. 뇌교육은 말로 당신에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대신, 몸을 통해 그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뇌교육에 대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자기 인식 능력을 향상시키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에너지’라는 개념이다. 모든 변화는 자기 인식에서 시작된다. 자기 인식을 통해 감정과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고, 때로는 잘 집중하고 있지 않는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다. 

뇌교육은 자기 인식 능력을 키우기 위한 매개체로 에너지를 느끼는 몸의 감각을 깨운다. 에너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새롭고 낯선 말이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에너지를 느끼고 나면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 

Q. 브레인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해 달라.

논문을 준비하며 더욱 강하게 확신하게 된 것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가가 우리의 경험을 창조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나의 생각이나 감정, 가치체계를 알아차리고 나와 다른 사람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웰빙을 이루는데 매우 중요하다. 

몸에 대한 감각, 에너지에 대한 감각을 깨워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과 감정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다. 이러한 자기 주도적 삶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 행복하지 않고 뭔가 삶에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뇌교육은 자신 안에서 건강과 행복, 평화를 창조하는 방법을 안내해줄 것이다. 

인터뷰 정리. 김지인 국제협력팀장 | 사진 제공. 에리카 크로포드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