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스포츠의 상징은 ‘심장’이었다. ‘스포츠’ 하면 신체 능력을 극대화 하고, 경쟁을 통한 승리의 상징으로 ‘활화산 같은 심장’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21세기의 스포츠는 ‘뇌’를 빼고 얘기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마음기제의 총사령탑으로 밝혀진 뇌는 몸과 연결돼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하는 생물학적 기관인 동시에 정신 활동을 담당하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존 레이티 교수는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라는 말보다, 이제는 ‘몸을 쓰지 않으면 머리가 고생한다’라는 표현이 과학적으로 더 타당 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래 세대를 기르는 현 시대 교육 현장을 보면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흙을 밟지 않는 아이들’. 요즘 미래 세대를 칭하는 문구이자 압축된 고도 성장에 따른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학생 스포츠 클럽이 활성화되고 있는 최근의 교육 현장과는 별도로 자연과의 괴리감이 갈수록 커져가는 시대, 스크린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미래 세대에게 스포츠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최근 전통의 씨름 경기가 유튜브에서 ‘모래판의 아이돌’로 이슈가 되더니, 예능 프로그램까지 제작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거친 힘, 역동성과 더불어 전술·전략이 넘쳐나는 경기를 보며, 운동을 잘하는 것도 머리가 좋고 뇌를 잘 써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45일간 90만 명이 방문하며 막을 내린 ‘2019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화제가 된 <화랑찬가> 공연은 기공, 퍼포먼스, 춤, 노래가 하나로 어우러지며 일반적인 형 形 을 가진 움직임이 아닌,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물이 흐르듯 부드러운 가운데 웅혼함을 자아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21세기 뇌의 시대를 맞아 스포츠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뇌를 발달시키는 첫 번째가 ‘움직임’이라면 두 번째는 ‘마음’이다. 건강의 핵심 키워드가 심장에서 뇌로 옮겨오고, 눈에 보이는 피지컬(physical)과 보이지 않는 멘탈(mental)의 만남이 21세기 스포츠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하고 있다. 《브레인》 창간 13주년 집중 리포트는 ‘브레인 스포츠 시대’를 통해 뇌에 변화를 주는 몸과 마음의 상징, 스포츠의 오늘과 미래를 다룬다.
글. 장래혁 《브레인》 편집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