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정의 뇌활용연구실 14편] 약용 천연식물의 이용

[양현정의 뇌활용연구실 14편] 약용 천연식물의 이용

양현정의 뇌활용연구실

동서양을 통틀어 예로부터 천연식물이 심신 증상의 완화 및 예방에 사용되어져 왔습니다. 고고학상 증거에 의하면, 치료를 위한 천연식물의 사용은 약 6 만 년전 구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문헌으로 남아있는 자료에 의하면 5천년 전 수메르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가장 오래된 고대 이집트의 의학 파피루스는 기원전 1550년 경의 것인데, 주로 식물 유래의 700여개의 약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 현대의학은 이러한 천연식물에서 유래한 많은 성분들을, 실험을 통하여 분리 추출하여 새로운 약물을 만들기 위한, 기반 토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대 약물의 적어도 7천개가 넘는 성분이 식물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실제로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는 의약품에는 천연식물 유래의 물질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진통제 중 모르핀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것은, 양귀비에서 채취되는 아편의 주요성분으로, 마약성 진통제이므로 주의를 요하고 일반진통제로 통증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에 사용됩니다. 양귀비 유액의 약 12%가 진통작용이 있는 모르핀이고, 이것은 화학적으로 가공하면 헤로인과 오피오이드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중독성이 있는 아편이지만, 사실 우리 몸안에서는 이러한 성분을 자연적으로 생산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엔돌핀이라고 부르는 성분이 바로 대표적인 오피오이드 펩타이드입니다.

2015년 노벨의학상은 전통약초를 연구하여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낸 중국의 투유유에게 돌아간바 있습니다. 투유유 박사는 1971년 개똥쑥에서 추출한 아르테미시닌을 말라리아 특효약으로 개발해 1990년대 이후 특히 개발도상국의 말라리아 퇴치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투유유박사의 노벨상 수상의 주목할 만한 점은 동양의 고서적에서 경험적으로 효과가 있음을 근거로 개똥쑥에 주목하여 유효성분 추출에 성공하였다는 점입니다. 동양의 축적된 천연식물에 대한 경험이 정통과학계의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며, 경험적으로 유용하다고 알고 있는 천연식물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의미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두통이 있을 때 몇 번쯤 아스피린을 복용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널리 사용되는 이 아스피린도, 식물에서 유래한 약입니다. 버드나무 껍질에 그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고대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기록되어 있으며,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가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18세기 백버드나무 껍질의 해열작용이 런던 왕립학회에 발표된 바가 있습니다. 결국 19세기에 아스피린이 최초로 합성되었고 대중화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아스피린이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 놀랍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옛 사람들의 선견지명이 감탄스러울 따름입니다.

안정된 기분을 위하여 천연 식물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천연식물 중에는 불안이나 우울의 치료에 사용되어지는 것들도 있습니다. Melissa officinalis (레몬밤), Cimicifuga racemosa(승마), Hypercicum perforatum (망종), Lavandula angustifolia (라벤더), Mimosa pudica(함수초), Annona cherimola(아테모야)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현대과학적 방법에 의해 그 효과가 입증되어 왔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서양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인데 다음칼럼에서는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주로 동양에서 자생하는 천연식물들의 정서조절 효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양현정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융합생명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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