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야기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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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명상 CEO의 북칼럼] 우종무 HSP컨설팅 유답 대표이사-82편

필자가 부러움을 느끼는 대상 중 하나가 다중 언어 구사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여태까지 직접 만나본 사람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은 20년 전 17일간 유럽 버스 투어를 할 때 가이드였던 영국인이었다. 여행객 대부분이 영어권 사람들이라 여행객들에게는 영어로 안내하고, 이탈리아인 버스 운전자와는 이탈리아어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독일어로, 프랑스와 스위스에서는 프랑스어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을 보면서 부러워했다.

정말 대단하다 생각해서 다중 언어 구사의 비법을 물었다. 그랬더니 대답이 먼저 스페인어를 마스터하면 이탈리아어는 아주 쉽게 할 수 있게 되고, 프랑스어도 금방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5개 국어를 완벽히 구사하고 스웨덴어는 어느 정도 할 수 있는데, 이는 스웨덴어가 영어와 독일어의 중간쯤에 위치한 언어이기 때문이라 했다. 이는 유럽 언어가 라틴어라는 공통된 조상 언어를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 <이야기 인문학>. 김영사

오늘 소개하는 책은 영어를 포함하여 유럽 언어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킴과 동시에 언어를 통해 서양 문화를 익히고, 다양한 상식까지 습득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조승연은 언어 천재로 불리는 사람이고, 현재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에 능통하며, 독일어와 라틴어는 독해가 가능하다고 한다. 지금도 언어 습득에 대한 열정은 끝나지 않았는지 아랍어 기초 회화를 익히고 있고, 한문과 중국어 공부에도 열심히하고 있단다.

이런 능력을 갖춘 저자가 우리 귀에 익은 영어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리고 그와 관련된 고대 그리스 및 로마 신화까지 수십 가지의 사례들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서 풀어주었다. 예를 들어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여자들을 ‘글래머(glamour)’라고 부르는데 그 단어의 유래는 전혀 차원이 달랐다거나, 고가명품이나 사치스런 패션을 말할 때 ‘럭셔리(luxury)’하다고 흔히 말하지만 원래 뜻은 바람둥이였다는 것 등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르게리따 피자, 카푸치노 커피, 위스키와 보드카 등의 유래를 따라가다 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유럽역사의 일단도 엿볼 수 있다. 그 외로 샌드위치와 카디건이 본래 빵이나 옷을 지칭했던 게 아니라 사람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 등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와 프랑스 사람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기준도 흥미롭다. 우리나라는 부채 없이 30평 이상 아파트 소유,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2천cc급 중형차 보유, 예금 잔고 1억 이상, 해외여행 연 1회 이상을 꼽았다. 이에 반해 프랑스인들은 외국어 하나 구사, 직접 즐기는 스포츠 하나, 다룰 줄 아는 악기 하나, 나만의 요리 하나, ‘공분’에 의연히 참여, 약자를 돕고 꾸준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꼽았다고 한다. 한 번 생각해볼 만한 차이가 아닌가 한다.

이 책과 관련되어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외국어 하나 정도는 구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먹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우리 뇌는 가소성이 있어서 죽을 때까지 변할 수 있다니까 말이다. 선택하면 이루어진다. 이 책을 통해 선택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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