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인성교육진흥법, 활시위는 당겨졌다!

뇌로 보는 세상

1990년대 우리나라 교육계에 '열린 교육' 열풍이 불었다. 교과서와 교사 위주의 암기식 수업에서 벗어나 교수-학습자료의 다양화, 학생 개개인의 성향과 재능에 맞춘 '개별화된 학습자 중심 교육'을 지향하며, 입시 위주의 숨 막히는 교육에 한 줄기 희망으로 떠올랐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열린 교육을 권장하면서 2000년대 연차적으로 적용되는 제7차 교육과정에도 열린 교육을 도입했다.

문제는 교육부의 이상적인 목표와는 달리 학교 현장에서는 열린 교육에 대한 의미가 불분명해 많은 혼선이 있었고 학교와 교사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기자가 고등학생이었던 당시 선생님들은 교실문을 열어놓고 하면 열린 교육 아니겠느냐며 학생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지난 14일 인성교육진흥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오는 2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내년부터는 전국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에서 인성교육이 실시된다. 시행령에는 인성교육을 국가 책무로 규정하고 교육부는 5년마다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만들고 해마다 시ㆍ도교육청이 세부 시행계획을 세워 일선 학교에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게 된다.

당초 논란이 된 인성평가 대입 반영은 빠졌고, 교사 대상 인성교육 연수도 15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었다. 그러나 입시 위주의 교육을 놔둔 채 인성교육에 국가가 나설 경우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인성교육진흥법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탄생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인간과 생명에 대한 존중, 주인의식 등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이 붕괴된 한국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자 국가 차원에서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지난해 말 정의화 국회의장은 인성교육진흥법을 발의하며 "21세기 대한민국의 목표는 물질적 성장에 걸맞은 정신과 가치의 성숙을 이뤄내는 것"이라며,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해 책임 있는 주인의식과 타인을 존중 배려하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가치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활시위는 당겨졌다. 이제 목표했던 과녁에 화살이 정확하게 꽂혀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목적을 가진 교육 제도라도 현실성이 없다면 빚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뿐이다. 학교와 교사들이 분명한 방향과 목적을 가지고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인성교육진흥법이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의 목표와 방향을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며 세워야 한다.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을 법으로 의무화한 만큼 다른 나라에 모범사례가 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인성교육정책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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