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구글, 페이스북 등은 왜 뇌과학에 주목하는가

장래혁의 휴먼브레인 - 33

21세기 뇌의 시대를 맞이해, 인류과학의 정점이라는 뇌과학이 과학적 영역을 넘어 IT, 건강, 교육, 미디어 등과 접목되면서 이른바 ‘뇌융합’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P&G 등 이들 글로벌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소비자의 마음이 궁금해? 구글 검색신화에 담긴 뇌과학

뇌를 알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 인체 내에 다른 기관은 바꿀 수 있지만 뇌는 다르다. 뇌를 바꾸면 사람이 바뀌는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뇌가 인간의 '정체성'을 상징하며, 인체 중에서 유일하게 '정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뇌를 이해하고 알게 되면, 그 사람의 감정과 생각, 즉 의식 상태를 유추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의 생산 활동의 대상인 소비자에 대한 인식에 새로운 전환점이 열리는 것이다.

21세기를 '뇌의 시대(Century of the Brain)'이라 하여, 1990년대 들어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이 앞 다투어 뇌 연구를 국가의 미래를 결정지을 동력원으로 삼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이어 1990년대 후반 들어 쏟아져 나온 뇌과학적 연구 결과들이 2000년대 들어 IT기술, 건강, 교육,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확산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창출하는 사회적 흐름을 만들어 내었다.

단기간에 검색분야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구글(Google)의 배경에도 바로 인간 두뇌의 정보처리방식을 연구하는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이 자리한다.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스탠퍼드대학원에서 이 분야로 박사학위를 이수했고, 지도교수인 테리 위그노어드 교수는 인공지능분야 세계적 전문가이다.

인간의 두뇌활동은 약 1천억개에 달하는 뉴런(Neuron), 즉 뇌세포들이 최대 100조개에 이르는 시냅스(synapse)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정보처리를 하고 있는데, 가장 많은 링크를 보유한 페이지를 계산하고, 이러한 연결의 통계적 처리를 통해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구글검색의 알고리즘의 개념이 바로 뇌과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지과학적 통찰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구글의 최대 경쟁상대로 손꼽히는 `페이스북`도 MIT, 스탠퍼드 출신의 이 분야 전문가를 속속 채용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아마존 · 넷플릭스와 같은 기업도 인지과학을 기반으로 인간의 사고 방식과 행동을 반영한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21세기는 뇌융합시대, 뇌교육 주목

뇌과학의 발달은 IT기술 이외에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뇌과학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 이른바 뇌융합시대의 흐름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에서부터 서점에 뇌서적들이 출시되고, 심리학 분야에 뇌사진들이 등장하고, ‘브레인푸드’란 용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마케팅 분야에 뇌과학을 접목한 뉴로마케팅(neuro-marketting)이란 학문이 생겨나고, 게임산업에 ‘두뇌’란 용어가 익숙해지고, 건강분야에도 종래의 육체건강에서 두뇌훈련과 건강을 중시하는 브레인피트니스산업이 태동하고 있는 것도 뇌융합시대가 본격화 되는 사회적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변화가 두드러진다. 교육분야에 ‘뇌교육’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으며, ‘브레인피트니스’란 건강관리 센터도 생겨나고 있다. 2010년 우리나라는 ‘브레인트레이너’라는 두뇌훈련전문가 민간자격을 국가공인화 했으며, 미래 먹거리를 선도할 6대과제 중 하나로 ‘뇌-신경 IT융합 뉴로툴’ 분야를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6대과제에 포함된 '뇌-신경 IT융합 뉴로툴' 분야는 인류과학의 정점이라는 뇌과학을 기반으로 한국의 우수한 IT기술을 융합해, 정신건강관리 산업과의 연계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최근 들어 본격화된 글로벌기업들의 뇌과학 접목의 배경에는 21세기 뇌융합시대의 거대한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인체의 총사령탑이라는 뇌과학이 만들어내는 변화는 단순하지 않으며,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시한다. 인간 마음의 근원을 탐구하는 뇌과학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관계, 소비자를 바라보는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장래혁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브레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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