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오래된 미래'

[칼럼]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오래된 미래'

[책 읽는 명상 CEO의 북칼럼] 우종무 HSP컨설팅 유답 대표이사-85편

필자는 어린 시절 그야말로 대가족 속에서 자랐다.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제재소에는 벽을 따라 방이 많이 있었다. 거기서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과 누나 외에 큰아버지 내외, 당시 미혼이었던 삼촌 2명과 고모, 그리고 사촌 형제들까지 복작대면서 살았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부모님뿐만 아니라 조부모님과 백·숙부님, 고모까지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던 그 시절이 참 행복했고, 가족친지 간의 우애도 돈독하고 화목했었기에 그립기도 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번 소개하는 《오래된 미래》를 읽으면서 불과 두 세대 전의 우리의 상황이 상기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스웨덴의 언어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7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16년간 인도 카슈미르 북부의 척박하고 황량한 고원지대에 사는 라다크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얻은 지혜를 나누고, 인류가 물질문명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책의 부제는 ‘라다크로부터 배우다’로 필자는 오래 전에 읽은 이후 이번에 두 번째로 읽게 되었다. 라다크 사람들은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구한 역사적 전통을 지켜오면서 자급자족하는 소규모 민족이다. 그들은 의식주를 모두 직접 해결하고, 대가족을 이루고 살며, 마을마다 적정한 규모의 가구 수와 인구수를 지켜오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또한 1년에 오직 4개월간 경작이 가능한 시기에 보리와 감자 등을 재배, 수확하고, 영하 40도의 강추위가 8개월 동안 지속되는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도 자연에 순응하며 오랜 세월 행복하게 살아왔다.

저자가 라다크로부터 배운 교훈 중 나누고자 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인간의 행복이란 내면의 충만함을 느끼며, 가족 및 이웃들과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도움을 주고받고, 자연과의 합일 속에서 삶의 기쁨을 얻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를 라다크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서 증언하고 있다.

둘째는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오지 중 오지인 라다크까지 밀어닥친 개발의 열풍이 어떻게 라다크의 전통적인 가족 관계와 공동체를 파괴했는지를 현장에서 보고 느낀 대로 고발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지구촌이 각자의 문화적 다양성을 잃고, 서구 사회의 기준에 맞춰 획일화되는 것에 반기를 들고, 반(反) 개발의 기치 아래 라다크의 전통과 라다크 사람들의 인성 회복을 위해 NGO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는 라다크의 고유한 전통문화 속에서 지구촌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음을 역설하면서 서구 문명사회에도 설득력 있는 강연을 통해 알리고 있다.

가만히 보면 이러한 전통은 라다크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수십 년 전까지도 유지됐었고, 경제개발이 시작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은 것까지 상당히 비슷한 과정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저자나 책들을 대할 때마다 필자는 큰 희망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지구시민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파트너들이 세계 곳곳에 포진하고 있고, 언젠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연대하여 지구촌 변화를 위한 임계치를 넘어선다면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룰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들은 누구에게라도 사랑을 받고, 노인들은 공경받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서로 믿고 의지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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