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뇌교육협회(IBREA)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미국 IBE 지구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11월 26일 ‘지구경영 라운드테이블: 두번째 이야기’를 줌 라이브로 개최했다.
‘AI 시대,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다시 상상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AI 윤리와 제도 중심의 외적 조건 마련을 위한 논의를 넘어, 기술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를 인간 내부의 의식·주의력·내적 역량에서 출발해 바라본 점이 특징이다.
석광호 교수 “기술은 인간의 가치와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
첫 발표자로 나선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석광호 AI융합학부 학부장은 AI를 둘러싼 대중적 공포가 실제 기술 수준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 드론이나 감시 시스템이 불안을 자극하지만, 현재의 AI는 “하나의 특정 영역에서만 사용되는 좁은 인공지능”에 머물러 있어 인간을 대체하거나 통제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기술의 빠른 확산이 막연한 불안감을 키운다 하더라도, AI는 인간이 설계한 목적과 범위 안에서 작동하는 도구적 기술임을 강조하며, 기술 자체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인간 중심 원칙 아래 공생의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명 가능한 AI(XAI), 책임 있는 AI, 개인정보 보호·연합학습 등 공생형 AI에 필요한 핵심 요소를 소개하며, AI 시대에는 AI·데이터 리터러시와 인간-기계 협업 역량 등 인간의 AI 활용 역량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석광호 AI융합학부 학부장.
Steve Kim 이사 “지능은 자연의 원리… 인간과 AI는 공진화하는 관계”
두 번째 발표에서 ECO(Earth Citizens Organization) Steve Kim 이사는 지능의 본질을 자연의 원리로 설명하며 인간과 AI를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능이란 “정보를 처리하는 네트워크의 복잡도가 일정 수준을 넘을 때 드러나는 자연적 현상”이라며, 인공신경망의 규모와 데이터가 증가하자 갑자기 지능이 발현되기 시작한 사례를 소개했다.
“인공신경망의 사이즈를 어마어마하게 늘리고 데이터 양을 크게 늘렸더니 갑자기 지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더라”고 설명하며, 인간의 뇌와 AI는 형태는 다르지만 동일한 지능의 원리를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점에서 그는 인간과 AI 관계를 대립이 아닌 ‘공진화(coevolution)’로 해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술의 위험성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무엇을 보고 어떤 가치를 선택하며 살아가느냐이며,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정보·관심 패턴이 AI의 가치 구조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관심 주권(Attention Sovereignty)’이라 부르며, AI 시대의 진정한 주권은 기술 제어가 아니라 ‘자신의 주의력의 주권을 회복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 ECO(Earth Citizens Organization) Steve Kim 이사.
장래혁 교수 “휴먼 브레인의 자연지능과 자기조절 능력”
세 번째 발표에서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장래혁 학과장은 현재의 AI가 특정 기능에 특화된 좁은 인공지능임을 강조하며, 기술의 속도보다 인간 고유의 감각·정서 기반 능력을 재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뇌가 신체 감각—특히 내수용성 감각(interoception)—을 기반으로 정서와 행동을 조절하는 자연지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감각·정서 기반 자기조절 능력은 복잡한 환경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중요한 인간 고유의 역량이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이러한 역량이 일회성 훈련으로는 유지되기 어렵다며, 지속성을 위해서는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 격려하는 커뮤니티 기반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지구시민 에너지충천소'를 슬로건으로 제시한 온라인 플랫폼 ‘지로(ZERO)’ 사례를 소개하며 정기적 참여와 공동 실천이 자기조절 능력을 꾸준히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의 변화 속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힘은 결국 감각·정서·주의 기반 자기조절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강화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장래혁 뇌교육학과장(지구경영융합전공 책임교수.
패널토론: 인간 중심 회복과 확장된 관점의 필요성
패널토론에서 IBE 지구경영대학원 Fatima Bustos-Choy 박사는 기술의 급변 속도에 비해 인간의 정서·주의·정신적 회복력이 약해지는 현 상황을 지적하며, 조직·교육 현장에서 증가하는 번아웃과 고립 문제를 강조했다. 그녀는 뇌교육 전문가들에게 사람들이 감정과 주의를 조절하고 균형을 회복하도록 돕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는 기술 중심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BE 석사과정의 Arnel Querido는 우주비행사들이 말하는 ‘오버뷰 효과’—지구가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보이는 관점—가 우주에 가지 않고도 뇌교육을 통해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경영학이 이러한 확장된 감각과 조망적 의식을 더 많은 이들이 체험하도록 돕는 학문이라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한 지구경영학을 공부하며 AI의 위협보다 인간의 더 큰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관점이 열렸다고 개인적 경험을 공유했다.
▲ <지구경영 라운드테이블: 두번째 이야기> 발표자와 패널들.
이번 포럼은 AI 시대 인간과 기술의 공존과 공생의 과제를 기술 규제나 윤리 중심으로만 논의하는 기존 접근을 넘어, 기술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인 인간 내부의 감각·정서·주의력·자기조절 능력으로 확장해 이해한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Steve Kim 이사가 제시한 ‘관심 주권(Attention Sovereignty)’이 인간의 선택과 주의력 흐름이 AI의 가치 기준을 형성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 장래혁 교수는 내수용성 감각(interoception)을 기반으로 한 자연지능과 감정·주의 조절 능력이 AI가 따라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임을 짚었다.
즉, 기술 발전의 방향은 인간이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주의를 쓰며 어떤 감각과 정서를 기반으로 스스로를 관리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며, 이러한 내적 역량의 회복과 강화가 인간과 기술의 조화를 이끄는 실제적 기반이라는 점이 이번 라운드테이블을 관통한 핵심 메시지였다.
글. 브레인 편집부 | 사진. 국제뇌교육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