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북스] 뇌과학자의 의지 사용 설명서

[브레인 북스] 뇌과학자의 의지 사용 설명서

내 인생의 모트를 만드는 현명한 의사결정에 대하여


유명 인플루언서의 조언을 따라 하고, 자기계발 콘텐츠를 매일 보고, 독하게 의지를 다져도 왜 인생은 쉽게 변하지 않는 걸까? 왜 어떤 사람은 주위의 반대와 비난에도 결국 성공해내는데, 왜 어떤 사람은 늘 제자리일까?

“의지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 “노력하면 다 된다.”

용기를 주기 위해 자주 쓰는 말이지만, 뇌과학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할 때 ‘의지가 작동한다는 믿음’은 환상이다. 

뇌는 우리 신체의 다른 기관들처럼 특정 화학물질과 전기 신호의 반응으로 작동할 뿐,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없다는 것이 최근 학계의 주류 의견이며 실제로 이 의견을 뒷받침하는 실험 결과들도 있다. 그러니 매번 달라지겠다고 다짐해도 잘 안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저 뇌가 시키는 대로 살아야 하는 걸까? 저자는 “의지의 작동 구조”를 알면 누구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뇌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과 직감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 즉 뇌에 ‘구속조건’을 심는 것이다. 

그러면 아주 사소한 선택부터 중요한 의사결정까지 모두 자신의 방향성에 맞게 뇌가 선택하게 되고, 그 결정들이 축적되어 자신의 정체성, 나아가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경쟁력이 된다.

이 책은 뇌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비합리성, 인간의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요인들, 그리고 이런 뇌의 특징을 이해하고 보다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뇌과학 관점에서 안내한다.

내 인생의 ‘모트(moat)’를 만드는 현명한 의사결정에 대하여

‘의지(意志)’는 사전적 의미로 “어떠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다. 철학적으로는 “어떠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의식적인 행동을 하게 하는 내적 욕구”를 뜻한다. 우리는 오늘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사소한 문제부터 어느 대학을 갈지,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 어느 회사에 취업할지 등 인생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까지 모두 각자의 ‘의지’로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뇌가 작동하는 구조는 생각과 다르다.

미국의 신경생리학자 벤저민 리베트는 실험을 통해 ‘인간이 의식하기 수 초 전에 뇌에서 몸을 움직이는 전기 신호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고, 인간의 행동에서 의식의 흐름은 ‘사후적’임이 확인되었다. 즉 ‘무의식이 먼저 결정하고, 뇌는 나중에 그 결정에 대한 이유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에서 실시한 “선택맹 현상(choice blindness)” 실험도 뇌의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는데,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한다.

이러한 실험들이 말해주는 것은, 인간이 자신의 의지로 결정한다는 생각이 착각이라는 점이다. ‘뭐야? 그럼 우리는 뇌가 시키는 대로 할 뿐인 건가?’ ‘애초에 의지 따위는 가질 필요가 없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면, 왜 어떤 사람은 타인의 비난에도 끝내 성공해내고 어떤 사람은 항상 제자리일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강한 의지로 대담한 선택이나 결정을 한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들이 중요한 순간에만 남다른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 

저자는  뇌는 어느 날 갑자기 바뀌지 않기에, 어제까지 평범한 사람과 같은 의사결정을 해오다가 아주 중요한 순간에 평소와 다른 대범한 결정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즉, 남들에게 특별해 보이는 결정도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점심으로 스파게티를 먹을까, 돈가스를 먹을까’와 같은 일상의 연속이라는 점이다.

탁월한 의사결정의 소유자로 소개되는 일론 머스크의 경우, 로켓을 재활용하겠다는 생각에 모두가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그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도전했다. 

이 때문에 파산 직전에 이르기도 했으나 결국 그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다. 일론 머스크의 이 결정은 평소와 다른 대담한 의지로 결정한 것일까? 만약 우리가 일론 머스크와 똑같은 상황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도전할까, 포기할까? 아마도 대다수는 여러 이유를 들어 ‘합리적으로’ 포기를 선택할 것이다. 

일론 머스크의 선택과 결정은 그의 인생 전체를 본다면 그리 특별하지 않다. 그의 의사결정 패턴에는 그만의 정체성이 있어, 다른 무수한 의사결정에서도 남들과 다른 기준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그 기준은 그의 뇌와 몸에 체화된 무수한 ‘파라미터(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외부 조건 등)’를 바탕으로 한 직감과 무의식이다.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절대 우위성은 '의사결정의 패턴'이 만든다

만약 인공지능이 딥러닝을 많이 한다면 일론 머스크와 같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
그가 내린 결정의 프로세스를 AI에 입력해 분석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AI로 일론 머스크와 동일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란 힘들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소프트뱅크 손정의 등 우리가 아는 걸출한 인물들 모두 탁월한 의사결정 능력을 가졌다. 

이들이 각각의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뇌의 신경세포 간 네트워크 파라미터가 굉장히 복잡해 똑같이 따라 할 수 없다.

이처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절대 우위성’을 ‘모트(moat)’라고 한다. 모트의 사전적 의미는 ‘호’, ‘해자’이며, AI업계에서 최근 자주 사용되는 말인데, 이런 상황에서 사용된다. “차세대 AI 제미나이를 발표한 구글, 오픈에이아이의 챗지피티와 비교해 제미나이가 지닌 ‘모트’는 무엇인가.”

저자는 모두가 꼭 일론 머스크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꿈과 목표를 가지고 나아갈 때, 뇌가 작동하는 방식 즉 의지의 구조를 이해하면 무리하게 애쓰다 포기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저자는 ‘다들 잘 풀리는데, 나만 왜 이럴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지금은 정체되어 있는 것 같아도 현재의 느낌이나 상황에 얽매이지 말고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이를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결심을 하라”고 조언한다.

“세상에는 손쉽게 무언가를 손에 넣는 방법이나 마스터하는 방법이 난무하고 있지만, 뇌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방법은 소용이 없다. 뇌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가 사는 순간, 인생 전체가 학습의 시간인 셈이다.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목표 설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의지와 의사결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떤 목표를 위한 것인지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목표 설정에서 쉽게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의지와 뇌의 의사결정 구조에 뇌과학과 철학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실험 사례가 풍부하게 언급되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3장에서는 현명한 의사결정을 위한 조건인데, 일상, 경험 축적의 중요성, 욕망, 메타인지 등 소개된다.

4장에서는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요소들에 대해 설명한다. 가성비 집착의 문제점, 변화를 거부하는 심리, 음모론, 동조압력 등 사회문화적 관점의 해설이 흥미롭다.

5장에서는 자유의지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한 조건들을 소개한다. 마음챙김, 직감, 장 건강, 대중의 지혜 활용, 오신트(OSINT)와 휴민트(HUMINT), 이타성 등이 언급된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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