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에 가서 몇 시간 동안 스마트폰만 보기, 불쑥 짜증 내고 후회하기, 친구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괴로워하기.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쉽게 경험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 ‘나는 왜 이럴까?’ 하는 자책과 불안, 우울에 사로잡히기 쉽다. 그런데 이게 뇌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면?
《내가 아니라 뇌가 문제라고요?》는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을 만들어 내는 뇌의 작용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뇌과학 입문서다.
KAIST와 기초과학연구원에서 뇌를 연구하고 뇌과학 분야의 교양서를 다수 집필해 온 박솔 저자는 뇌과학의 쓸모를 다정하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청소년기는 아직 뇌가 조화롭게 발달하지 못해 충동적이고 감정 자극에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기 뇌의 특성을 비롯해 인간의 뇌 작동 방식을 안다면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내 감정이 왜 이렇게 요동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을 수용하는 폭 역시 넓어질 수 있다.
저자는 최신 연구를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뇌과학 분야의 흥미로운 발견들을 소개한다. 또한 뇌는 평생 배우고 발달하는 기관임을 강조하며 청소년 독자의 성장을 응원한다. 이 책은 뇌과학이라는 매력적인 분야에 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자아를 탐색하고 자신의 삶을 유연하게 꾸려 나가고 싶은 10대에게 감정과 행동에 관한 과학적 이해를 전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청소년의 일상에 밀착한 생생한 고민과 뇌과학 개념
《내가 아니라 뇌가 문제라고요?》는 청소년 독자가 흥미를 느끼고 집중할 수 있도록 쌍둥이 자매 민지와 영지의 생생한 고민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생김새는 닮았지만 성격은 정반대인 자매는 예민한 성격, 중독, 집중력 등 청소년이라면 품을 법한 고민을 일기장에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어지는 본문에서는 일기 속 질문을 뇌과학의 시선으로 살펴보며 뇌의 주요 영역과 시냅스, 도파민 수용체 등 뇌과학의 여러 개념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내가 유난히 예민한 걸까?’라는 고민을 통해 자극을 학습하고 기억하는 선조체와 해마의 역할을 배우고, 강박적 성격과 완벽주의에 관한 궁금증을 살펴보며 경험을 분석하고 결정을 내리는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역할을 알 수 있다. ‘무던한 성격은 타고나는 걸까?’와 같은 질문은 뇌량과 회복 탄력성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처럼 청소년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 고민을 제시하고, 그와 연결해 뇌과학 개념을 안내하는 구성 덕분에 뇌과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나를 탓하지 않고 성장하는 법을 알려주는 다정한 뇌과학 안내서
이 책은 ‘뇌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한다’라는 뇌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너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특성일 수 있다”라는 것. 예민함, 산만함, 중독, 비교와 불안 등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뇌 발달의 관점에서 이해해 보기를 권한다.
그렇다고 해서 뇌가 나라는 사람을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뇌의 변화는 나에게 달렸다.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결정을 내려 왔는지 그 역사가 쌓여 뇌가 행동하는 방식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계속해서 생각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뇌를 안다는 것은 결국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나에게 너그러워지는 동시에, 내가 바라는 모습을 탐구하고 지향하는 일이다. 오늘의 나를 깊이 알고 내일의 나를 키워 가는 뇌과학 공부를 지금 시작해 보자.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